술자리 모임이 잦아지는 시기다. 음주는 체중 감량에 방해가 되고 뇌 건강, 노화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과음하는 습관을 조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과음은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시작한 음주는 중년 이후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1만7308명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를 컴퓨터에 기계학습시킨 다음, 이들의 뇌 나이와 실제 나이를 비교해봤더니 음주가 잦은 사람은 뇌의 회색질과 백질, 뇌 용적이 나이보다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알코올 섭취량이 1g씩 증가할 때마다 뇌 나이가 약 7.5일 빨리 늙었으며, 매일 술 마시는 사람은 금주하는 사람보다 뇌 나이가 약 5개월 빨리 노화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복부 비만을 우려하는 사람이라면 과음은 더욱 멀리해야 한다. 특히 맥주, 칵테일 같은 고칼로리 알코올은 섭취량에 비례해 복부 비만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맥주는 500mL에 약 250㎉로 3~4잔만 마셔도 1000㎉를 섭취하게 된다. 칵테일도 비슷하다. 한잔에 평균 약 150~300㎉다.
부산365mc병원 박윤찬 대표병원장은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대사 과정을 교란하고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며 “음주로 인해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지면 복부에 지방이 쌓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술을 자주 찾는 이들은 정신건강을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초기엔 쾌감을 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쾌감의 강도는 줄어들고 불쾌감이 증가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민감도가 낮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우울증·불안 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술 모임에 나가기 전 과음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한 습관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에선 ‘월간 폭음’과 ‘고위험 음주’를 대표적인 위험 음주로 규정한다. 월간 폭음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 음주한 경우로 정의한다. 고위험 음주는 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는 7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경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 종류 선택 ▶식사를 거르지 않고 마시기 ▶물 자주 마시기 ▶날짜를 정해 계획적으로 마시기 ▶본인의 주량을 인지하고 마시기를 기억하고 실천하자. 박 대표병원장은 “알코올 섭취는 호르몬 불균형과 탈수, 비타민·미네랄 결핍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건강한 연말을 위해 음주는 최소한으로 하고 분위기만 즐길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