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애틀랜타 한인회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김백규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위원들은 지난 28일 한인회관을 찾아 탄핵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또다시 불발됐다. 한인회 관계자들은 탄핵안을 수령 거부하고 이경성 이사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백규 위원장은 24일 한인회관을 찾아 한인 426명으로부터 받은 회장 탄핵 공증 서명을 이경성 이사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회관 문이 잠겨 있어 발길을 돌렸다. 이에 대해 이홍기 회장은 본지에 “탄핵안이 접수되면 이사회에서 공증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 크리스마스 연휴여서 한인회관 문이 닫힌 것일 뿐, 고의는 아니었다”면서 탄핵안 접수 의사를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비대위 관계자들이 28일 탄핵안을 들고 다시 한인회관에 들어가려 하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한인회 자원봉사자는 “한인회 출입금지 명단”을 내세우며 김백규 위원장 등이 회관에 발들이면 안 된다고 막아섰다. 이에 맞서 비대위 측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회관에 들어가려 하자 한인회 관계자들은 경찰을 불렀다. 경찰관 2명은 비대위 관계자들 및 기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쫓아냈다.
한인회관 출입 금지 명단.
비대위 측은 한인회관 도서관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이경성 이사장을 찾았다. 이날 한인회 총회를 위해 회관을 찾은 참석자들은 “이사장이 전화를 안 받고, 봤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홍기 회장은 이경성 이사장이 “사표를 냈다”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비대위 측은 한인회 사무장에게 탄핵안을 전달했지만, 사무장 또한 “몰라 몰라”라고 하며 수령을 거부했다. 이에 김백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이사장이 사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전달 못 하고 돌아가게 됐다. 우리들의 한인회관인데 공기가 살벌하다”며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홍기 회장과 김백규 이사장 및 비대위 관계자들이 마주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회장은 “난 횡령하지 않았다. 비대위는 아무나 다 만들 수 있는 것인가”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김 위원장은 “교회 장로가 거짓말을 하나? 양심껏 살아라”라면서 은행 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내가 뭘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사람을 죽이려고 덤벼드는가”라며 자리를 떴다.
김백규 위원장(왼쪽)이 한인회 관계자들이 들어가 있는 도서관 앞에서 ″한인회가 탄핵안을 수령 거부했다″고 밝혔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비대위는 이홍기 한인회장이 보험금 15만8000달러를 수령하고도 은폐한 점, 36대 한인회장에 입후보하면서 공탁금으로 한인회 공금 5만 달러를 전용한 점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자진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8월부터 서명을 모으며 탄핵을 추진해왔다.
김백규 위원장은 한인회의 탄핵안 수령이 재차 거부된 후 앞으로 비대위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