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전체 구금자 수는 2019년 이후 최고 수준
“불법체류자인데 집에만 있어야 하나요?”, “불체자인데 한국으로 귀국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각종 한인커뮤니티에 불법체류자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한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체류자인 남자친구가 너무 불안해 해서 급하게 혼인신고를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했다.
앞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체류자를 우선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고, 총영사관 및 일부 이민 단체들도 “범죄 기록이 없다면 지나친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죄 기록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NBC 뉴스가 입수한 데이터에 따르면, 2월 첫 2주 동안 범죄 기록이 없는 ICE 신규 구금자 수는 1800여명으로 해당 기간 신규 구금자 4422명의 41%를 차지했다. 즉 해당 기간 신규 구금된 불체자 약 절반이 범죄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ICE 전체 구금자 수는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시라큐스대학 업무기록평가정보센터(TRAC)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ICE 구금자 수는 2019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4만3759명을 기록했다.
또 전체 구금자 가운데 절반(52.1%)에 해당하는 2만2797명은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상당수는 교통법규 위반 등 경미한 위법 기록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에서도 범죄 기록이 없는 불체자들의 체포 및 구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ICE는 뉴저지주 해든 타운십의 케밥 레스토랑을 급습해 주인 부부를 체포했다. 2008년 R1 종교비자를 받고 터키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 부부는 비자 만료 전 영주권을 신청했고, 영주권 신청이 세 번이나 거부되며 합법 체류 신분을 잃은 상태였다.
앞서 지난 1월 24일에도 연방 이민당국 요원들은 뉴저지주 뉴왁에 위치한 해산물 유통창고를 급습해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3명을 체포했다. 당시 뉴왁시장은 “이들 중 누구도 중범죄자가 아니었는데 체포됐다”고 반발했다.
한편 ICE는 최근 단속 요원들에게 추방 재판이 필요 없는 신속추방 대상자 약 800만 명을 우선 체포해 추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신속추방 대상자 800만 명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에 들어와 일시 체류허가를 받은 580만 명과 최종 추방령을 받고도 미국을 떠나지 않은 130만 명 등이 포함됐다. 체류 시한을 넘긴 지 2년이 안된 ‘오버스테이’ 불법체류자들도 대상에 포함됐는데, 국경세관보호국(CBP) 데이터에 따르면 2023~2024회계연도에 오버스테이한 한인은 362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지사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