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자연환경 장점, 조지아 상위권 평가받아
노스귀넷고교 등 공립학교 학력 수준도 높아
와인투어·양조장 볼거리, 겨울엔 아이스링크도
조지아주에는 설탕(sugar)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애틀랜타 시의 동북부 귀넷 카운티에 위치한 슈가힐(Sugar Hill)도 직접 설탕과 관련된 사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과거 설탕을 가득 실은 큰 마차가 언덕을 오르다 바퀴가 빠지면서 설탕이 다 쏟아졌는데, 이때 그 언덕을 사람들이 “설탕이 쏟아진 언덕”이라고 부르면서 슈가힐(Sugar Hill)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현재는 조지아의 한인타운인 스와니, 둘루스 등지와 가깝고, 조용하고 살기 좋으며, 교육환경이 좋은 소도시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역사= ‘타운 오브 슈가힐’은 공식적으로 1939년 주 의회 헌장을 통해 설립됐다. 지금의 ‘시티 오브 슈가힐’이라는 명칭은 1975년도에 붙여졌다. 도시로 승격되기 전 슈가힐은 뷰포드 철도에서 커밍 시로 가는 노선의 일부였다.
슈가힐의 역사적인 사건 중 하나로 2001년 천연가스 비용 상승을 들 수 있다. 당시 슈가힐 시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슈가힐 주민 1600여명은 ‘슈가힐 해체 위원회’를 결성, 도시 공과금뿐 아니라 도시 자체를 폐지하자며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시의회가 공과금을 주변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었다.
슈가힐 시청
▶위치·인구= 슈가힐은 애틀랜타 북쪽, 귀넷 카운티 북부에 위치해 있다. 동북쪽으로 뷰포드와, 서남쪽으로 스와니와 각각 접하고 있다. 슈가힐을 지나는 주요 도로는 20번 주도로, 이 도로를 타고 커밍과 로렌스빌로 이어진다. 20번 도로를 타고 I-985로 연결되며, 고속도로를 타고 게인즈빌, 애틀랜타 등으로 갈 수 있다. 23번 도로는 스와니와 둘루스로 이어진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슈가힐의 인구는 약 2만6000명이다. 이는 2020년(2만5000명)보다 3.3% 늘어난 수치다. 2010년에는 약 1만9000명으로 지난 10년간 인구 증가세가 이어졌다. 슈가힐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52%, 5세 미만은 8.4%, 18세 미만은 29.2%, 65세 이상은 8.9%로 청소년 비율이 높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절반 이상, 흑인이 16%, 아시안이 13%, 히스패닉이 18% 이상을 차지한다. 2019~2023년 외국 태생 슈가힐 주민은 전체의 24%가 넘었다.
2019~2023년 센세스국 통계에 의하면 슈가힐에 거주하는 25세 이상 성인 중 고졸 이상은 91.9%였으며, 학사 이상은 46.5%였다. 2023년 슈가힐의 가구당 소득 중간치는 9만9479달러였으며, 저소득층의 비율은 9.5%로 파악됐다.
슈가힐 히스토리&골드마인 공원
▶주거 환경= 교육 사이트인 니시닷컴은 슈가힐을 귀넷 카운티에서 4번째로 살기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작은 도시로 가족들에게 좋으며, 공립학교의 학력 수준도 높다. 주택 환경은 ‘B+’ 점수를 받았다. 슈가힐 주민 대다수(79%)가 자기 집에 살고 있으며, 식당과 공원이 많다. 슈가힐 주택 중간값은 37만5900달러이며, 렌트 중간값은 1738달러다.
슈가힐을 표현할 때 ‘작은 도시의 매력'(small town charm)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작은 도시 치고 메트로 애틀랜타의 다른 도시보다 인프라가 잘 형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래니어 호수와 조지아 북쪽 등산로와도 연결돼 가족과 함께 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에 적격이다.
슈가힐 주택
▶교육= 슈가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교육환경이다. 슈가힐로 이사 오는 젊은 부부나 가족 대부분은 공립학교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니시닷컴이 선정한 ‘조지아 최고의 공립학교가 있는 교외 지역’ 리스트에서 13위에 올랐으며, ‘아이를 키우기 좋은 조지아 교외 지역’ 순위에서는 14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공립학교는 슈가힐초등학교, 리버사이드초등학교, 래니어중학교, 노스귀넷고등학교 등이 있으며, 인근에 귀넷 테크니컬 칼리지, 조지아귀넷 칼리지(GGC) 등도 있어 대학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교육 및 과외 활동 프로그램에도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다.
래니어 고등학교
한인들 사이에서는 특히 ‘노스귀넷고교에 가기 위해 슈가힐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U.S.뉴스 랭킹의 조지아 공립고교 순위에서 노스귀넷고교는 17위이며, 귀넷 카운티 교육구에서는 2위,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11위에 올랐다. 소수계 학생은 59%를 차지한다.
학생들의 AP시험 등의 점수로 판단하는 ‘대학 준비성 인덱스’는 100점 만점에 61.6점을 받았으며, 학생들의 수학, 독해력, 과학 모두 전국 평균과 조지아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슈가힐의 모든 공립학교가 노스귀넷고교와 같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다.
▶다운타운= 슈가힐은 작은 동네이니만큼 볼 거리가 많지 않다. 그러나 작지만 잘 정돈된 다운타운 지역이 눈길을 끈다. 산책로, 영화관, 콘서트장, 커뮤니티 체육관 등이 있으며, 시에서 여러 가지 이벤트를 계획하기도 한다. 겨울다운타운 광장에는 동남부에서 자랑할만한 규모의 아이스링크도 오픈한다. 여름에는 아이들이 수영복을 입고 뛰어놀 수 있는 ‘스플래시 파크’가 매일 운영되며, 벽화나 미술 전시도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슈가힐 다운타운의 이글 극장
다운타운에 있는 ‘더 보울’은 각종 라이브 콘서트를 여는 중앙 무대로, 슈가힐의 밤 문화를 담당한다. ‘더 이글 극장’은 2018년 문을 연 곳으로 슈가힐 초창기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총 406석이 있어서 관객들은 무대 가까이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연극을 즐길 수 있다.
▶먹거리·놀거리= 슈가힐에는 ‘와인 앤 원더’라는 북조지아 와인 투어 본부가 있다. 이곳에서 밴을 제공해 북부 지역에 있는 와이너리 몇 곳을 들르면서 음식과 와인을 테이스팅 해보는 프로그램이며, 온라인에서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웹사이트 wineandwandertours.com) ‘러싱 트레이딩 컴퍼니(5028 W Broad St NE)’는 ‘스위스가 북조지아를 만났을 때’라는 컨셉을 지향하는 식당으로, 슈가힐에서 만든 나무 보드부터 로컬 식재료로 다양한 메뉴와 칵테일 등을 제공한다.
작은 도시지만 양조장이 꽤 있다. 그 중 다운타운 샤인에 있는 ‘슈가힐 양조장(Sugar Hill Distillery)은 홈페이지에서 “동일한 장비로 고급 주류와 독일식 맥주를 제조하는 미국 최소의 양조장”이라고 소개한다.
슈가힐 골프클럽은 한인타운에서 가까워 한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그린 관리가 잘 돼 있다는 평이 많다.
슈가힐 양조장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