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미국인들의 옷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CNN 방송은 트럼프 관세로 대부분의 의류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특히 5달러짜리 티셔츠, 양말(6켤레에 10달러), 25달러짜리 운동화 같은 기본 아이템의 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인상될 수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셩 루 미국 델라웨어대 패션·의류학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면 티셔츠, 속옷, 양말 같은 기본 의류 필수품은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고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비자들이 일 년 내내 이런 기본 품목을 사기 때문에 소매업체들은 계절에 따라 갈아입는 옷이나 가끔 입는 드레스, 정장보다 더 빨리 재고를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재고를 채우기 위해 더 자주 수입하면 그만큼 관세에도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의류는 트럼프 관세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을 부문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때렸으며 전 세계 모든 교역국에는 10% 기본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CNN은 “미국인들 옷장 속 의류의 98%가 수입품”이라며 미국은 중국뿐만 아니라 의류 제조 원가가 싼 베트남, 방글라데시 같은 국가에도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가격 경쟁력 있는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내년 안에 의류는 65%, 신발은 87%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적으로는 의류는 25%, 신발은 29%의 가격 상승이 예상됐다.
이탈리아 핸드백, 스위스 세계 등 유럽에서 생산되는 럭셔리 제품 역시 트럼프 관세로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중국산 제품에 비해서는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는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에서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면서 미국이 이달 초 부과한 10% 보편 관세의 여파를 완전히 상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소매업 분석업체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 분석가들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뷰티 및 럭셔리 산업은 최악의 관세 영향으로부터 비켜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