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 중 하나가 쉽게 배우고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니어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들이 장벽이 될 수 있다. 물론 시니어들의 잘못은 아니다. 다만 시니어들은 세상이 이렇게 빨리 바뀔줄 몰랐을 뿐이다. 시니어들의 어려움과 해결책을 알아봤다.
#새라 박(75)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 전화 받는 것 말고는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된 것. 긴급하게 전문가를 만났고 진단 결과는 과도한 카카오톡 비디오 탓이었다.
지인들이 박씨에게 보내준 각가지 동영상을 잘 간직한 덕분에 카타오톡 앱이 저장공간을 거의 잠식해 스마트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시니어들에게 흔하게 일어난다. 물론 저장공간을 엄청나게 큰 것으로 바꾸면 해결될 일이지만 그렇게 바람직스러운 방법은 아니다. 지인들의 권유로 박씨는 이제 무거운 동영상들을 정기적으로 지워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들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IT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를 시니어들이 아날로그 세대이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라디오 채널을 손으로 돌려서 맞추는 것이 아날로그 세대다. 이런 시니어들에게 최첨단 문명 기기인 스마트폰은 어려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시니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가르쳐온 강사인 라이언 이씨는 “화면에 보이는 글자가 작아서 안보이는 경우, 간단한 폰트키우기로 해결된다”며 “하지만 일부 시니어들은 안보여서 못한다고 하는데 그냥 핑계인 것같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세대인 시니어들이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것은 컴퓨터가 세상에 나올때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 탓이다. 이들은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으면서 자녀에게 인터넷을 잘쓰고 리포트 잘 내고 뭐든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 또한 자신들은 컴퓨터를 굳이 배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스마트폰이 바로 그 컴퓨터라는 것이다.
중앙교육문화센터에서 스마트폰을 가르치는 강사 존 김씨는 “스마트폰은 똑똑한 컴퓨터임에 틀림없다”며 “컴퓨터를 경험해 보지 않은 세대에게는 아주 어려운 기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니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세대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100%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그래서 클래스에 들어온 시니어들에게 창피해 하지도 말고 자책하지도 말라고 한다. 우선 스마트폰이 컴퓨터라는 것부터 인정하게 하고 시니어는 물론 누구나 어렵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그러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잘 쓸 수 있는 왕도는 뭘까.
역시 정답은 없다.
강사 김씨는 “기초 강좌를 2번째 듣는 시니어도 있었다”며 “한번 수업만으로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보다는 친구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종을 선택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 더 좋다는 것도 팁이다. 자녀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콘하고도 친해져야 한다. 전원, 설정, 편집, 찾기 아이콘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IT기기에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키보드의 한글 자판만 해도 익숙하지 않으면 당황스럽다. 하지만 김씨는 “가운데 3줄만 익히면 된다는 것부터 가르친다”며 “그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줄만 알아도 어려움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존 김 강사의 스마트폰 왕도 7가지
1. 아이콘 익히기=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라는 인식부터 가져야 한다. 그래서 아이콘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재배치하는 작업을 한다.
2. 앱 익히기=앱을 깔고 지워보고 환경에 맞춰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니어들은 컴퓨터를 지나친 세대가 많으므로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3. 세팅 바꿔보기=나만의 데스크톱 화면을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자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름다운 것으로 테마를 바꾸는 것도 권장할만 하다.
4. 카메라 사용=카메라로 이것저것 찍어보는 것이 좋다. 구도도 맞춰보고 햋빛을 이용하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김 강사에 따르면, 앱 확장성이 높아지면서 동기부여도 가능해진다. 만약 혐오범죄가 우려되는 요즘, 누군가 해꼬지를 하려든다면 스마트폰만 들어도 함부로 못한다. 한번의 클릭으로 촬영 준비가 되는 것도 알아야 한다.
5. 지도 사용하기=실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지도 사용법이다. 찾는 법도 중요하고 제대로 사용하면 자신의 위치(self location)기능 정도를 사용해야 제대로 지도를 쓴다고 말할 수 있다. 시니어들은 특히 가족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카타오톡에도 유사한 기능이 있다.
6. 타임라인=구글의 타임라인 기능을 이용하면 중급 사용자다.
7. 여행설정=지도 기능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동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콘만 제대로 알아도 능수능란
스마트폰에 쓰이는 아이콘은 사실은 컴퓨터에 전반적으로 쓰이는 것들이 알아야 전자기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전원(power)=프로그램을 끌때 대개 사용한다.
-편집(edit)=텍스트의 내용을 고쳐야 할때 사용한다.
-휴지통(trash)=지운 내용이 남아 있다. 되살리거나 완전히 지울 수 있다.
-정보(info)=프로그램이나 기기의 정보를 제공한다. 수정은 설정에서 한다.
-잠금(locked)=내용을 함부로 지우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공유(share)=이메일로 보내거나 다른 앱으로 공개할때 사용한다.
-검색(search)=타이핑으로 텍스트나 메뉴를 찾아야 할때 사용한다.
-설정(setting)=프로그램의 설정을 바꾸는 메뉴가 보인다.
장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