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무총감(U.S. Surgeon General) 비벡 머티(Vivek Murthy)는 지난달 7일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를 강조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해 동안 청소년 6,600명이 자살로 사망했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57%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10-24세 청소년의 40%는 슬픔과 무기력감을 나타냈다. 머티 의무총감은 특히 장애, 저소득, 홈리스 청소년, 그리고 LGBTQ 청소년들이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이 계속되면서 10대 자살과 우울증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5-24세 아시안 청소년의 사망 원인 가운데 주요 요인이 바로 자살이다. 그러나 유색 인종 커뮤니티 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증상에 대처하기 위한 정신건강 대책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인구자료국(Population Resource Bureau) 연구기관 키즈데이타(KidsData)의 선임 프로그램 국장인 로리 터크-비카시 박사(Dr. Lori Turk-Bicakci)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청소년의 숫자가 여성 51%, 남성 50% 증가했다.
정신건강 치료 프로그램을 받으려면 보통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터크-비카시 박사는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청소년을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충분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청소년을 위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때다. 정신건강 서비스 담당자들은 몰려드는 진찰 수요에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인 청소년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및 애틀랜타 총격사건 등으로 인한 아시아계 미국인 혐오정서에 상처받을 가능성이 크다. 테라피스트인 울라시 타코레-던랩(Ulash Thakore-Dunlap)은트럼프 전 대통령의 코로나19 전염 발언을 계기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표적으로 한 인종차별적 공격이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계 청소년 사이에 불안감과 우울증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부모와 할아버지가 언어적, 물리적으로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안전에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젊은이들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지만, 카운슬링과 정신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세대를 먼저 설득해야 하는 형편이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들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가장 낮다고 말했다.
카운티 행동건강과장연합(County Behavioral Health Directors Association) 미쉘 도티 카베라 국장(Michelle Doty Cabrera)의 말처럼, 정신질환은 팔이 부러지거나 감기에 걸리는 것과 똑 같은 일상적 질환일 뿐이다. 자녀들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논할 수 있도록 한인 학부모들도 마음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