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파악된 부채만 12만5000불
“인수인계 없어 제보·자체 조사에 의존”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가 전임 회장의 채무 해결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서남석)를 꾸리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홍기 회장은 지난 6일 노크로스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한인들이 전임자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현 한인회가 실상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3일 업무를 시작한 후 카운티와 시 정부, 전기 회사, 수도업체, 보험사, 한인 업체 등에 연락해 파악한 부채는 총 12만5256달러 22센트”라고 밝혔다.
한인회 측은 이날 현재까지 조사한 34대 김윤철 회장의 임기 중 부채 내역을 정리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세금 1만933달러 32센트, 공과금 7146달러 58센트, 케이팝 공연장 렌트비 2000달러, 열체크 기계 설치비 1만8650달러, 코리안페스티벌 행사비 2만9756달러 32센트, 귀넷 지원금 신청을 위한 차용금 3만3500달러, 나상호 노인회장 차용금 1270달러, 한인회 체크로 구입한 뒤 사라진 물품 2만2523달러 86센트 등 김 전 회장이 미지급한 금액은 총 12만5256달러 22센트에 달한다.
이 밖에도 노트북, 한인회관 열쇠 8개, 제일IC은행과 메트로시티은행 계좌 및 입출금내역, 2021년 12월 한인회관 대관료 1만 달러, 1만5000달러어치 충청북도 우수 농수산물 중 9000달러어치, 손소독제 및 마스크(1만5000달러어치 추정), 호루라기 1000개, 범죄 퇴치용 페퍼 스프레이 100개 등 인계하지 않은 물품만 2만1000달러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기(2021년 11~12월), 수도(10~12월), 개스(11~12월), 통신(10~12월), 화재보험(10~12월) 정수기(10~12월), 복사기(11~12월) 등 한인회관 운영에 있어 기본적인 사항인 공과금을 김 전 회장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전혀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정확하게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제보 및 조사를 통해 추정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인회 집행부 일반 경상비는 당해 임기의 회장이 책임지고 청산해야 하며 부채는 다음 임기로 이월할 수 없다. 당해 연도 회장은 임기만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부채를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김윤철 전 회장은 정확한 채무액이나 상황 대신 오락가락한 입장을 내비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지난달 8일에는 한인회 이름으로 진 부채에 대해 행사 진행비 약 3만 달러, 전직 회장단 차용금 2만5000달러, 공과금 약 1만 달러 등 총 6만5000여 달러라고 공개하고, 이어 30일에는 이행해야 할 채무에 대해 코리안 페스티벌 미지급금 1만9846달러30센트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인회는 현재 전화, 카카오톡 등을 통해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보험사, 시 정부 등과 납부 일정 조정 협의에 나섰다. 또 전직회장단과 한인 업체들에도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회장은 “내 일이 아니란 이유로 깊이 살펴보지 못한 제 자신이 원망스럽다. 한인 동포들에게 사과 드린다”면서 “하지만 10만 한인의 대표 기관인 한인회가 위기에 몰려 있는 만큼 중지를 모아 하루 빨리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협력 바란다”고 말했다.
배은나· 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