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주도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흑인 다수 선거구 한 곳만 허용
연방법원이 앨라배마 주의회를 통과한 선거구 재획정 법안이 흑인 유권자를 차별함으로써 소수계 참정권을 보호하는 투표권리법 2조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3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제11 연방 순회 항소법원 재판부는 지난 24일 ACLU(미국시민자유연합) 등 시민운동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현재의 선거구로는 흑인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주의회 대표를 선출하는데 있어 다른 주민들보다 불리하다”며 선거구를 다시 획정할 것을 주문했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앨라배마 주의회는 지난해 11월 선거구를 재획정하면서 흑인이 다수인 선거구를 단 한 곳만 허용했다. 그러나 2020년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앨라배마 유권자의 27%가 흑인으로 집계됐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최소 두 곳 또는 그에 근접한 흑인 다수 선거구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앨라배마를 지역구로 둔 유일한 흑인 연방 하원의원인 테리 시웰 의원은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기념비적인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시웰 의원은 “흑인 주민의 정당한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는 것은 셀마 행진을 통해 투쟁했던 목표”라고 강조했다.
반면 스티브 마샬 앨라배마 법무장관은 지난 25일 법원의 선거구 재조정 명령에 대해 연방 대법원에 항소할 뜻을 밝혔다.
앨라배마 주의회는 다음달 11일까지 판결 내용을 반영한 새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