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한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인한 용의자가 약 60년 만에 DNA 수사로 꼬리를 잡혔다. 오리무중이던 피해자의 시신도 뒤늦게 발견됐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964년 3월 18일 당시 9살이던 머리스 앤 치브렐라의 시신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용의자의 시신을 찾아냈으며, 그의 DNA가 피해자 외투에서 채취한 DNA와 정확히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치브렐라는 당시 걸어서 학교로 가던 중 납치됐으며, 성폭행 당한 뒤 목이 졸려 사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범인은 폭행 전과가 있는 바텐더 제임스 폴 포르테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22세로, 치브렐라나 그의 가족과는 일면식 없는 사이였다. 그는 1980년 38세의 나이로 자연사했다.
사건 발생 후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경찰은 범인을 끈질기게 쫓았고, 23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됐다. 그러나 포르테라는 용의자 이름을 확보한 것은 50년 이상이 지난 2020년에야 가능했다.
그 무렵 새로운 DNA 기술로 포르테가 속한 가족관계 계보를 그릴 수 있었고, 유전 계보 전문가인 에릭 슈베르트도 참여해 명단을 좁힐 수 있었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자 유전 계보 전문가인 슈베르트는 평소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의 업무를 지원해왔다. 그는 DNA 검사와 전통적인 족보 연구를 혼합한 방식으로 미제 사건 해결을 도왔고,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하고 수사에 참여하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의 형제와 친척들을 비롯해 이 사건을 조사했던 전·현직 수사관들이 참석했다.
마크 배런 수석 조사관은 이번 사건이 미국에서 유전자 계보를 이용해 해결된 미제 사건 중 4번째로 오래된 사건이자,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슈베르트는 “이 모든 작업에 투입된 조사는 아마 제가 한 계보 작업 중 가장 어렵고, 평생 해본 일 중 가장 힘든 일일 것”이라며 “치브렐라 가족에 대한 해답을 줄 팀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치브렐라의 여동생 카르멘 마리 라드케는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덕분에 정의가 실현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