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금융사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트럼프의 오랜 동반자이던 회계법인도 ‘결별’을 선언했다.
AFP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회계법인 마자스USA는 지난 9일 트럼프 일가의 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에 업무 중단을 통지했다.
마자스는 통지에서 “우리가 그간 재무제표를 토대로 해온 회계자문이 더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어떤 신규 업무도 제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자스는 그러면서 “트럼프 회사의 최근 10년간 재무제표는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회계법인의 이같은 조치는 회사의 재무제표 등 회계 처리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 투자자 등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고 관계 당국의 감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블름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는 트럼프 회사를 겨냥한 뉴욕주 검찰의 수사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트럼프 회사가 자금 대출, 감세 혜택 등을 받으려고 골프장과 건물 등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가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자 검찰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검찰은 트럼프 측이 모두 6개 자산의 가치를 조작한 재정보고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거주하던 트럼프타워의 펜트하우스는 실제보다 면적을 부풀려 계산하는 방식으로 시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런 의혹에 대해 트럼프 측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라며 부인하고 있다. 마자스는 이날 통지에서 이해관계 충돌로 트럼프 측과 더는 일할 수 없다고 밝히고, 다른 회계법인을 찾으라고 제안했다.
트럼프 측은 성명을 내고 “마자스가 각자의 길을 선택한 것에 실망했다”면서도, 다만 마자스가 트럼프 회사의 재무제표에서 회계적 불일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자스의 결별 선언이 검찰 수사와 직접 연관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마자스는 이전부터 트럼프 측에서 발을 빼려 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