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력을 조롱하며 주어졌던 골든 라즈베리의 ‘최악 연기상’이 철회됐다.
골든 라즈베리 재단은 31일 윌리스가 실어증 진단을 받고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그를 최악 연기상 수상자로 선정했던 것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골든 라즈베리상(일명 래지상)은 한해 최악의 영화와 좋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에게 주어지는 불명예상으로, 시상식은 미국 아카데미상 하루 전날 열린다.
골든 라즈베리는 올해 시상식에서 윌리스에게 최악 연기 부문 특별상을 줬다.
그가 최근 출연했던 저예산, 스트리밍 전용 영화 등 8편에서 최악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윌리스가 건강 문제로 실어증에 걸리고 인지 능력 저하가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드러나자 골든 라즈베리는 그에게 줬던 불명예상을 철회했다.
골든 라즈베리상 공동 설립자인 존 윌슨과 모 머피는 성명을 내고 “누군가의 건강 상태가 그 사람의 의사 결정과 연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면 상을 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윌리스는 지난 4년 동안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저예산 B급 영화 등 22편의 작품을 소화했다.
최근 윌리스와 영화 작업을 했던 감독들은 그가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사를 소화하는데 문제를 보였다고 전했다.
마이크 번스 감독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윌리스 대사 분량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는데 직접 그와 일하면서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저예산 영화 ‘화이트 엘리펀트’의 제시 존슨 감독은 “내가 기억하던 윌리스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윌리스는 이 영화를 찍던 도중 왜 자신이 촬영장에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