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흔해지면서 남녀노소 모두 셀카(셀피·selfie)를 즐기지만 셀카 속 자신의 얼굴에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셀카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온다며 성형 수술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2일 미국 성형외과학회의 학술지 ‘성형·재건 외과학'(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최신호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셀카 속 자기 얼굴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셀카 촬영 시 카메라와의 피사체와의 거리, 초점 거리(Focal Length) 탓에 얼굴이 부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성형외과 소속 연구진은 30명에게 셀카를 찍게 한 뒤 셀카 이미지와 실제 얼굴 특징의 차이점을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각 3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먼저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를 사용해 12인치(약 30.48㎝), 18인치(약 45.72㎝) 거리에서 두 장의 얼굴 사진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5피트(152.4㎝) 거리에서 DSLR 카메라를 이용해 얼굴을 촬영했다. 모든 촬영은 조명 등 촬영 환경이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됐다.
12인치, 18인치 정도 떨어진 촬영 거리는 각각 팔꿈치를 구부린 상태, 팔목을 구부린 상태에서 셀카를 찍을 때의 거리와 비슷하다.
비교 결과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에서 상당한 얼굴 이미지의 왜곡이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찍은 셀카 사진은 DSLR로 찍은 사진과 비교했을 때 코가 훨씬 큼지막하게 찍히는 경향이 뚜렷했다. 코의 너비(가로)와 길이(세로) 양쪽 모두 크게 보였다.
12인치, 18인치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된 셀카 속 코 길이는 DSLR 사진 속 코 길이보다 각각 6.4%, 4.3% 길어 보였다. 코 아랫부분도 더 크게 찍혀 상대적으로 얼굴 너비 대비 코가 더 넓어 보였다.
또 12인치 셀카에서는 턱 길이가 DSLR 사진의 턱 길이보다 12% 줄어들어 코와 턱 길이의 비율이 달라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성형외과 소속 바르디아 아미르락 박사는 셀카 속 왜곡된 얼굴과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소셜 미디어가 10대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연구는 셀카가 외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한다”며 “셀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코 성형, 자아 이미지에 대한 자각, 이로 인해 이어지는 우울증과 불안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