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대배심 절차 개시…최장 1년 활동 후 기소 여부 결정
박병진 전 검사장 돌연 사임에 트럼프 입김 여부도 수사 대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11월 대선 패배 불복 과정에서 빚어진 외압 행사 논란이 특별 대배심의 심리절차 개시로 이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은 2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외압 행사 의혹과 관련해 특별 대배심 선정 절차를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 때 조지아주에서 약 500만표 중 1만2천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다.
그는 당시 대선 불복 후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자신의 승리를 입증할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한국계인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조지아주 북부 연방 검사장이 돌연 사임했는데, 부정선거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만이 작용했다는 부분도 수사 대상이다.
풀턴 카운티 검찰은 작년 초 수사에 착수했지만, 증인들이 소환에 제대로 응하지 않자 특별 대배심 구성을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미국에서 대배심은 여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듣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특별 대배심은 하나의 사건에 초점을 맞춰 그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검사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일반 대배심을 통해 기소를 추진할지 결정하게 된다.
16∼23명으로 구성되는 이번 특별 대배심은 앞으로 최장 1년간 활동할 예정이다.
모든 대배심 절차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 쏠린 관심을 고려해 특별 대배심 후보들의 얼굴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 조처하는 등 상당한 신경을 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번 대배심 절차에 대해 조사 대상은 외압 의혹이 아닌 부정선거를 밝혀내는 것이라며 마녀사냥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산 가치 허위 보고, 1·6 연방 의사당 폭동 선동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작년 1월 퇴임 이후 각종 송사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주 검찰로부터는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이 자산 가치를 조작해 대출이나 세금 납부 과정에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 평가 과정에 대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검찰 요구를 따르지 않자 법원은 지난달 25일 법정모독죄에 해당한다며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매일 1만 달러씩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한 상태다.
또한 작년 1월 6일 지지층 수천 명의 의회 폭동 직전 연설에서 “죽기로 싸우라”고 부추기며 난동 사태를 선동했다는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1·6 폭동 가담자에 대해 어떤 위치에 있든 법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상황에 따라 기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현재 연방 하원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작년 6월 공화당 반대 속에 민주당 주도로 특별위원회를 꾸려 1·6 폭동의 전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기록물을 상습적으로 훼손하고 퇴임 시 기밀자료를 임의로 개인 별장으로 들고 나간 사실이 알려져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