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운 날씨에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둘루스에 사는 서수연씨(49)는 요며칠 밤잠을 설쳤다. 덥고 습한 날씨에 집에서 바퀴벌레가 더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들 방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면 자다가도 살충제와 파리채를 들고 뛰어가기 바쁘다.
귀넷 카운티에 거주하는 크리스토퍼 린든씨는 외부 저장시설(Storage facility)을 이용하다 바퀴벌레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옆쪽 스토리지에서 습기 찬 박스와 물기가 남은 세탁기를 보관하면서 생긴 바퀴벌레가 린든씨 스토리지까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해충 방제(pest control) 전문가인 썬 박 ‘벌레박사’ 대표는 “바퀴벌레가 서식하려면 ‘습기’와 ‘어두운 공간’ 두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때문에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바퀴벌레가 더 많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벌레박사’ 썬 박 대표가 집안의 해충 구제와 예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윤지아 기자
바퀴벌레는 계절 상관없이 1년 내내 활동하지만, 여름철 유독 활발하다. 가정 내에서 바퀴벌레는 ‘혐오 해충’이지만 집을 갉아먹는 흰개미(termite)와 다르게 주택 검사(home inspection)에서 심각한 문제로 취급되지 않는다.
박 대표는 “바퀴와 같은 해충이 발견되는 것은 불결해서가 아니라 틈새가 있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집 안이 깨끗해도 야외로 연결되는 틈이 있으면 벌레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가정집에서 바퀴벌레나 개미 몇 마리가 나왔다고 해충 방제 업체를 부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야행성이고 본능적으로 밝은 곳과 사람을 피해 다니는데, 낮에 한 두 마리가 목격됐다는 것은 이미 건물을 잠식했다는 의미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온라인에서 전문 약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노약자에게 치명적이고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무리일 수 있다”며 화학 약품 사용에 주의를 당부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바퀴벌레 등 온갖 벌레들도 기승이다. 월마트에 진열돼 있는 해충 퇴치를 위한 다양한 제품들. [중앙포토]
하지만 화학제품을 쓰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음식물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 부스러기를 꼼꼼히 청소하고 쓰레기를 매일 비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근본적인 예방법은 바퀴벌레나 알을 집에 들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바퀴벌레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야산 등지에서 화분용으로 흙을 퍼오거나 하면 대량의 바퀴벌레 알이 따라올 수 있으므로 금하는 것이 좋고, 배달 박스를 집에 들여오는 것에도 신중해야 한다. 가능하면 밖에서 박스를 해체하는 것이 좋다.
차고나 지하실 등에 짐을 쌓아두지 말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해충에 더욱 취약하니 위생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 입주 전에 미리 해충 방제를 받거나 문, 파이프 틈새, 갈라진 틈새 등을 메우면 걱정을 덜 수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