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역사·정치·문화 중심지
20세기 흑인 민권운동 산실
■ 역사
몽고메리는 500여 년 역사를 지닌 앨라배마주 주도다. 헌츠빌, 버밍햄보다는 인구가 적지만 남부의 역사 정치 문화의 중심이다. 식민지 시절부터 흑인 노예를 동원한 대형 목화농장으로 발전했으며 1846년 앨라배마 주도가 됐다. 남북전쟁 때는 남부연합의 수도로 였으며 남부연합의 수도는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로 옮겼진 후에도 몽고메리는 여전히 남부군의 본거지로 남았다.
몽고메리는 극심한 흑백 차별의 현장이자, 미국 인권 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발상지이자 중심지로도 유명하다. 흑인 인권 운동의 기폭제가 된 1955년 로사 파크스 여사의 ‘버스 보이콧’ 운동을 비롯해 ‘셀마-몽고메리 행진’ 등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1990년대 이전 사양길의 섬유 산업과 목축업에 의존하던 시골 도시였던 몽고메리는 2005년 연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자동차 생산공장(HMMA)이 들어서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 위치와 교통
앨라배마 강을 끼고 있는 몽고메리는 과거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현재는 I-65와 I-85가 교차하는 육상 교통의 요지다. 도시 넓이는 159.9스퀘어마일(414㎢)이다. 몽고메리에서 시작하는 I-85는 어번, 애틀랜타를 거쳐 동부 지역을 관통하는 미국의 핵심 도로다.
몽고메리에서 I-85를 타고 1시간이면 조지아 기아자동차 공장에 도착할 수 있고 애틀랜타까지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몽고메리는 중부 시간대를 사용하고 있어, 애틀랜타·뉴욕 등 동부지역보다 1시간 빠르다.
■ 인구와 소득
몽고메리 인구는 2022년 기준 19만7403명이다. 2010년 20만 5593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인 60.8%가 흑인, 31.5%가 백인이며 한인 등 아시아계 인구는 3.3%를 차지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몽고메리 한인 인구는 많게 잡아 1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국이나 타지에서 비즈니스로 드나드는 유동 한인이 많고, 주재원이나 유학 등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 많은 것이 특징이다. 몽고메리 평균 가구 소득은 6만8149달러이며 빈곤율은 20.1%다.
몽고메리는 마틴 루터 킹 목사나 로사 파크 여사 등 미국 인권 운동과 관련된 사적지가 많다. 평화정의센터(Peace & Justice Memorial Center) 주변은 역시 과거 남동부 지역에서 인종 차별적 폭력으로 희생된 흑인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으로 몽고메리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사진은 센터 앞 추모 시설 내부. 중앙포토.
■ 주택 가격
부동산정보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몽고메리의 평균 주택 거래가는 16만9000달러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97달러다.
한인들이 선호하는 주거 지역은 주로 몽고메리 동부 신도시 지역이다. 이곳은 백인 인구가 70%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I-85 주변으로 한인 거주 지역이 형성됐다.
동부 지역은 상권과 문화 시설도 구축됐다. 이스트데일 몰과 이스트체이스 쇼퍼스 등 대형 쇼핑몰 2곳과 코스트코 매장이 있으며, 몽고메리 미술관과 몽고메리 셰익스피어 극장 등 문화 시설이 있다.
■ 교육 환경
몽고메리에는 62개 공립학교와 35개 사립학교가 그레이트스쿨에서 좋은 평점을 받고 있다.
특히 러블리스 아카데믹 마그넷 프로그램(Loveless Academic Magnet Program)은 전국 최고 수준의 고등학교로 꼽힌다. 현지인들은 줄여서 ‘램프’(LAMP)라고 부른다.
1984년 설립된 LAMP는 영재 교육 마그넷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학생 지원자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만 선발한다. 전교생은 510명으로, 한인 학생들도 다수 재학 중이다. 이밖에 카버 고등학교, 브류베이커 기술고, BTW마그넷도 이름이 알려진 명문고들이다.
또한 몽고메리에는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인 앨라배마주립대가 있다. 어번대와 트로이대의 몽고메리 캠퍼스, 사립대인 포크너대도 있다. 맥스웰 공군 기지 내에 위치한 공군대에는 한국군 공군 장교들도 많이 유학하고 있다.
몽고메리 초입 이스턴 불러바드 선상에 있는 한인 마켓 서울식품 내부 모습. 한인회관을 비롯해 한국 식당, 화장품 가게 등이 이 상가에 밀집해 있다. 중앙포토.
■ 기타
몽고메리에는 남부연합 시절 대통령 관저인 ‘남부 백악관’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시무하던 ‘덱스터 애비뉴 교회’, 1800년대 전통 건축양식을 보존한 ‘올드 앨라배마 타운’등 유서 깊은 건물이 자리 잡고 있어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몽고메리는 흑인 재즈 음악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냇킹콜, 행크 윌리엄스, 빅마마 손튼 등 흑인 음악의 거장이 모두 몽고메리 출신이다. 또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고향도 몽고메리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은 앨라배마대학 학생이었으며, 그의 이름 또한 몽고메리의 별명인 ‘더 검프’에서 따왔다. 또 팀 버튼 감독, 이완 맥그리거 주연 영화 ‘빅 피시’와 흑인민권 운동 소재 영화 ‘셀마’도 몽고메리에서 촬영됐다.
보충·정리=김태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