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비정상 700만명…바깥 출입 겁내기도
전문가 “공중보건은 취약층 위한 것” 촉구
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로 공공장소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들이 늘자 고령자, 유아, 면역력 저하자의 감염 위험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다수 미국인이 이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이들 취약층 입장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가 무서운 존재라는 것이다.
위스콘신대학 병원 의료국장인 재니나 스미스 박사는 최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건강이 극도로 취약해진 이들을 위해 공중보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로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약협회에 따르면 면역력이 정상이 아닌 미국인은 약 7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암 환자나 장기 또는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사람, 어떤 유전적 결함이 있거나 면역 억제 처방을 받은 사람들이다.
스미스 박사는 최근 몇 달 새 장기이식 환자들이 다시 코로나19에 걸린 경우를 많이 봤다면서 그중 한 사람은 두 번째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이식받은 장기를 잃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환자들은 취약한 사람의 생명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스크를 쓰는 것조차 꺼리는 추세에 괴로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신 보급과 더 나은 치료법 개발 때문에 코로나19의 위험이 대유행 초기보다 덜 심각한 것은 보건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스미스 박사와 같은 의료 전문가는 취약층의 감염 위험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올해 4월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바깥출입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가디언은 고령자들 역시 방역규제 완화 뒤 더 큰 위험을 더 느끼는 계층으로 주목했다.
올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사망한 미국인 14만6천여 명 가운데 77%가 65세를 초과한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