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엔진서 수소 연료 누출…기계적 결함으로 연거푸 발사 취소
3차 발사 예정일, 최소 2주 뒤로 미뤄…’50년 만의 달 탐사’ 차질
50년 만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Ⅰ 임무 수행을 위한 로켓 발사가 또 실패했다.
항공우주국(NASA)은 3일 아르테미스Ⅰ 미션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 엔진 하단부에서 연료인 초저온 액체 수소가 대규모로 누출되는 문제가 발생해 카운트다운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발사팀은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로켓 연료 탱크에 약 100만 갤런(378만L)에 달하는 수소 연료를 채우는 작업을 진행하다가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압력이 높다는 경보가 울리면서 탱크에 연료를 채우는 일이 잠시 중단됐고, 이후 연료 주입을 재개했지만 몇 분 뒤 로켓 바닥의 엔진 부위에서 연료가 새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규모 연료 누출이 이어지자 발사를 책임지는 찰리 블랙웰-톰슨 디렉터는 오전 11시 17분(미국 동부 시간 기준) 비행 취소를 선언했다. 카운트다운 시계는 2시간 28분 53초에서 멈췄다.
이번 발사는 두 번째 시도였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NASA는 지난달 29일 SLS를 발사하려 했으나 똑같은 연료 누출 문제를 겪었고 로켓 엔진의 온도 센서 결함, 단열재 균열 현상까지 발견돼 첫 발사를 연기했다.
NASA는 이번 2차 시도에 앞서 첫 번째 시도에서 나타났던 기술적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날씨가 아닌 기술적 문제로 로켓 발사가 연거푸 무산되자 NASA는 3차 시도 일정을 최소 2주일 뒤로 미뤘고 정확한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다.
NASA에 따르면 지구와 달의 위치를 고려할 때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그다음 시기는 9월 19일∼10월 4일과 10월 17∼31일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발사 시기를 10월로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넬슨 국장은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을 조립동으로 옮기면 적어도 10월 중순까지 발사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달 초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 비행사 1명을 보내야 해서 이 일정 이후로 로켓을 발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 인근 해변에는 미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 최대 40만 명으로 추정되는 관람 인파가 몰렸으나 발사가 또 취소되면서 발길을 돌렸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아르테미스 1단계인 이번 미션은 NASA가 제작한 추진체 중 가장 강력한 대형 로켓 SLS에 인간 대신 마네킹을 태운 캡슐 ‘오리온’을 탑재해 발사하는 것이다.
오리온은 달까지 38일간 왕복 비행을 한 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태평양 바다에 착수(着水)하는 것으로 예정돼있다.
이번 미션의 주된 목적은 우주 비행사가 달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우주선과 장비가 제대로 제작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NASA는 실제 우주비행사를 모사해 인체와 유사한 물질로 마네킹을 제작했다.
아르테미스Ⅰ 미션은 달 탐사 프로그램의 전체 일정을 좌우하는 중요한 첫 단추지만, 발사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단계가 성공해야 2단계인 2024년 유인 비행, 3단계인 2025년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으로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