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발표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 모른다는 기대가 무너졌다.
13일 연방 노동부는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 8.0%를 상회한 것이다. 최근 유가 하락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이 뚜렷하게 둔화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예상이 깨진 것이다.
이제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인상 폭을 최소 0.75%포인트부터 고려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한꺼번에 1%포인트를 올릴지 모른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를 포함한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현재 2.25∼2.5%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4%에 가깝게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8월 CPI 발표 후 최종 금리가 4.5%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아네타 마코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으로부터 최종 금리를 4%에서 4.5% 또는 그 이상의 수준을 향해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격한 금리인상은 결국 미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지수는 전장보다 1,276.37포인트(3.94%) 떨어진 3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7.72포인트(4.32%) 폭락한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3대 지수 모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이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