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워싱턴DC 관저 앞에 15일 불법이민자를 태운 버스 2대가 예고도 없이 도착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해온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국경 지대에서 체포한 불법이민자들을 부통령 집 앞으로 실어나른 것이다.
애벗 주지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이 안전하다면서 위기를 부인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안전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해리스 뒷마당으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텍사스주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책 없는 온건한 이민 정책이 불법이민자 급증 등 국경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수도인 워싱턴DC로 밀입국자들을 보냈고, 최근에는 친(親)이민을 표방한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도시인 뉴욕과 시카고로도 불법 이민자들을 실어날랐다.
CNN 방송 등 외신은 애벗 주지사가 이민정책을 둘러싸고 바이든 행정부와 치열한 정치적 싸움을 벌이면서 부통령 관저 앞에 의도적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100명에 가까운 밀입국자들은 이날 소지품을 넣은 투명한 비닐봉지와 서류를 들고 부통령 관저 앞에 내렸고 인근 교회에 수용됐다. 이들 중 70∼80%는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날 불법이민자 옹호를 강조해온 매사추세츠주의 부유층 거주지 마서스비니어드에 불법이민자를 태운 비행기 2대를 보냈다.
이에 대해 AP 통신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이민 친화적인 도시들을 조롱하는 조치라고 전했다.
여름철 섬 휴양지로 잘 알려진 마서스비니어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강경한 이민정책에 반대하며 ‘이민자 피난처’를 자처했던 곳이다.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소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마서스비니어드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딜런 페르난데스 주하원의원은 “우리는 이민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공동체”라며 “우리 섬은 (이민자들에게) 좋은 식사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등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