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s. S가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고 토요일 골프 연습장에 나왔다. 그분의 남편과는 8년 동안 같이 골프를 쳤으나, 골프를 안치는 부인은 그동안 몇 번 보았는데, 가을 아침의 밝은 태양 아래 골프 연습장에서 가까이 보니, 전혀 낯선 젊은 부인이다. 상하 하얀 운동복에, 창이 넓은 운동 모자, 검은 색안경을 쓴 날씬한 젊은 여자,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부인으로 보였다.
“내 와이프는 젊어서 치던 골프를 나이를 먹으면서 고만두었는데, 저 Mrs. S는 그 나이에 지금 다시 시작하고, 폼도 좋네.” 다른 골프 동료가 말한다. Mrs. S 공치는 모습을 보니 공치는 폼이 유연하고 바르며, 젊은 몸매다.
Mrs. S도 손자 손녀를 가진 70세가 넘은 할머니는 분명한데, 어떻게 이분은 배도 안 나오고, 뚱뚱하지도 않고, 허리나 어깨가 굽지도 않고, 흰머리도 안보이고, 주름 살도 안보이고, 뻗은 팔 끝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움직이는 골프 스윙에도 흔들림 없이 유연한가? 분명히 Mrs. S 만의 비밀이나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Mrs. S, 자세가 반듯하고 몸 놀림이 젊은이 들 같이 유연해요. 분명히 그렇게 되기까지 Mrs. S 만의 비결이 있을 것 같은데, 그 비결이 뭐 에요?” 잠깐 쉬는 틈에 내가 물었다. “글쎄요. 특별히 내가 한 것이 있다면 타이지일까?” “타이지를 오랫동안 했어요?” “처음엔 영상을 보며 집에서 혼자 하다가 나중엔 모임에 가서 했지요.” “매일 아침 보건체조 하듯이 하는 건가요?” “매일 아침엔 못했어요.”
“아하, 그렇구나!” 내 속에서 이해와 공감의 소리가 들렸다. 다른 글에서 썼듯이, 나도 몇 십년 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을 해오고 있다. 그 시작은 허리가 아파서 고쳐보려고 허리근육 강화하는 운동을 찾아서 한 탓에 지금은 허리도 안 아프고 사람들은 내 몸 자세가 나이에 비해 반듯하다고 한다. 그것은 오랜 동안 해온 스트레칭 덕분인 것을 내가 분명히 알기에 Mrs. S의 이야기도 그런 식으로 이해했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에 모여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하는 운동, 타이지취안(太極拳) 이라는 운동 영상을 많이 보았다. 맥다니엘 공원 동쪽 쉘터에서 중국 사람들이 아침에 모여,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타이지 하는 모습도 보았다. 맥다이엘 공원 서쪽 쉘터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아침에 모여 구령을 부르며 신나게 건강체조를 한다.
도를 닦는 무술로 시작된 타이지는 중국에서 오랜 역사를 통해 증명된 국민 장수 체조로, 음양의 모체인 태극의 바탕에 부드러움과 느린 동작, 심신의 균형과 조화를 강조하고,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사람들이 현대 생활에서 잃어버린 자연상태를 회복하여 주는 장수 건강 보건 체조라고 한다. 덩사오핑을 비롯해 많은 중국 지도자들이 90세를 넘게 살며 매일 규칙적으로 타이지를 했고, 지금도 살아있는 지도자들 중에 98세에도 매일 타이지를 한다며 전 국민과 세계 노인들에게 권장하는 국민 체조이다.
늘 하던 대로 같은 멤버들이 골프 치며 골프 안치는 배우자들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골프 새로 시작한 Mrs. S 남편이, 자기 부인은 30대 때 허리디스크를 심하게 앓아 한때 기어 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병원에서 수술이 아닌 재활 치료를 오랜 동안 받아 나았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Mrs. S가 노년에 건강한 이유가 내 나름으로 밝혀진 것 같다. 30대에 허리디스크 치료를 오랜 동안 받으며, 약한 허리를 강화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40년 넘게 허리강화를 위해 타이지를 한 결과가, 지금의 그녀가 된 것 아닐까? 그녀도 젊어서 아프지 않았다면 타이지 같은 것을 오랜 동안 했을까? 그것은 나도 마찬 가지다. 나는 스트레칭 운동을, 그녀는 타이지를 했지만, 오랫동안 했기에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젊어서 아프지 않은 많은 사람들 중에 늙어서도 건강한 사람들이 많다.
“금연처럼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은 없다. 나는 수 천 번 해봐서 안다” (giving up smoking is the easiest thing in the world. I know because I’ve done it thousands of times)라는 농담이 있다. 작심 삼 일로 다시 피고 다시 끊고 수천 번 반복하니 쉽다는 농당이다. 스트레칭, 체조, 요가, 걷기, 타이지, 체육관, 명상, 등산, 달리기, 어느 것이나 적당히 계속하면 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꾸준히 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결심만 반복한다면 효과가 없겠지만, 무슨 연고로 오랜 동안 내공을 쌓은 사람은 쌓은 만큼 노년에도 효과를 즐기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