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동시 유행 ‘멀티데믹’ 비상
어린이 환자, 예년보다 2~3배 늘어
아동병원 비상…응급실 대기 3시간
초가을부터 전국적으로 독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의 확산세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애틀랜타 아동보건국은 “전례 없이 많은 어린이들이 응급실과 응급치료센터에 몰려들고 있다” 며 “이 가운데 상당수의 어린이들이 입원치료나 중증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 라고 말했다.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독성이 매우 강한 게 특징. 감염되면 호흡곤란과 무기력증, 발진 등을 일으킨다. 기존 독감 바이러스에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가 결합한 형태여서 어린이와 노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넘어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하는 ‘멀티데믹'(multi-demic)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지아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독감이나 유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숫자는 전체 환자의 4.9%. 지난 2년 동안에는 3.1% 이하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숫자다.
애틀랜타 어린이 병원 대변인은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환자 숫자가 예년에 비해 2~3배나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병원 측은 중환자나 응급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들의 진료를 뒷전으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이미 입원한 환자 치료에는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병원 측은 밝혔다.
병원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애틀랜타 일대 어린이 병동의 응급실 대기시간이 3시간을 넘어섰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조지아와 워싱턴DC에서 독감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소아과협회 조지아 지부장이었던 휴고 스코닉 박사는 “독감과 RSV,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탓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며 “ 지난 2년 동안은 마스크를 쓰는 등 주의를 해왔기 때문에 독감이 그리 심각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위험한 시즌이 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그는 6개월 이상 된 어린이는 가능한 한 일찍 독감 백신을 맞으라고 권고했다. 조이 맥시 소아과 의사는 어린이들에게 영양이 충분한 식사를 제공하고, 8시간 이상 잠을 자고, 손을 깨끗히 닦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근래 독감이 가장 기승을 부렸던 2017~2018년 기간 조지아주에서는 독감으로 150명이 사망했고,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입원 환자가 3000명에 달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