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도 높이려 경선방식도 코커스 버리고 프라이머리 통일”
반세기 동안 미국 대통령 선거의 서막을 장식해온 아이오와주가 민주당에서는 그 자리를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다양성을 더 잘 반영하는 주를 첫 경선지에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서한에서 “유색인종은 투표하기도 전에 후보들이 작은 주들에서 부진한 성과를 낸 뒤 언론과 평론가들에게 소외돼 중도에 하차하는 사례가 50년이 넘도록 너무나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도하차) 시점에 흑인은 99.9%, 라티노는 99.8%가 투표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며 “이는 2024년(대선후보 경선)에는 용납할 수 없으며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번 제안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겨냥한 것이라고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내 경선 출발지는 아이오와로, 경선 방식은 코커스 형태로 이뤄진다.
아이오와는 인구가 320만명 정도의 작은 주이지만 대선후보 첫 경선지로 기선제압 의미가 있어 ‘대선 풍향계’로 불린다.
그러나 아이오와가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대변할 척도가 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아이오와 인구의 90%가 백인이다.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중 백인 비율은 1996년까지만 하더라도 85%였으나 2020년에는 69%로 낮아졌다.
아이오와는 보수성향이 짙어 지난달 중간선거에 따라 상원 2석, 하원 4석 등 연방의회 의석이 모두 공화당 차지가 됐다.
11월 29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 대회 오찬 후 척 슈머(D-NY) 상원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사진.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이오와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경선을 시작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520만명 정도 인구 가운데 등록된 민주당 당원의 절반 이상이 흑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뉴햄프셔, 네바다, 조지아, 미시간 등지로 이어지는 경선 순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DNC에서 규정을 담당하는 위원회가 2∼3일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전통적으로 대통령을 예우하는 당직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야당인 공화당은 대선후보 경선지 순서를 바꿀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경선지 변경뿐만 아니라 유권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경선 방식에서 코커스를 없애자는 제안도 전달했다.
그는 “코커스에서는 유권자가 공개적으로 선택을 하고 엄청난 시간을 쓰는 까닭에 시간제 노동자 등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갈 여유가 없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불이익”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당내 경선은 코커스, 프라이머리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커스가 당의 주관하에 당원이 길고 복잡한 논의 절차를 거쳐 후보를 뽑는 당원대회인 데 반해 프라이머리는 비당원도 신청만 하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예비선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