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입학원서 냇으나 거부당해
법원서 승소하고도 학교 못다녀
남부 대학 인종분리 종식 계기
지난 14일 열린 조지아 주립대(GSU) 졸업식에서 참석자들은 90세 노인 마이라 엘리엇을 향해 세번 기립박수를 보냈다. 60년대 흑인 여성 인권운동의 선구자 엘리엇에게 보내는 찬사였다.
브라이언 블레이크 조지아 주립대 총장은 이날 엘리엇에게 명예 학사학위를 수여했다. 블레이크 총장은 이날 수여식에서 “잘못 된 것은 평생을 바쳐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남겼다”고 찬사를 보냈다.
엘리엇과 이미 세상을 떠난 바버라 페이스 헌트, 아이리스 매 웰치 등 세 흑인 여성은 1956년 조지아 주립대에 입학원서를 냈으나 학교측으로부터 거절 당했다. 이들은 나중에 연방 법원에서 승소판결을 받았지만 학교를 다니진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승리는 조지아는 물론 남부 지역 대학에서 인종차별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엘리엇은 키스빌에 있는 애틀랜타 최초의 흑인 공립학교인 부커 워싱턴고등학교 수석 졸업생이었다. 졸업 후 에모리대에 취직을 한 그녀는 학생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일을 했다. “돈을 버는 대신 나도 저 학생들 입장에 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그녀는 조지아 주립대에 원서를 냈으나 거절 당했다.
연방 법원이 차별을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주의회가 신입생 나이를 21세로 제한하는 법을 제정해 입학을 막았다.
그 소식을 듣고 절망했다는 엘리엇은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고 어머니에게 배웠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엘리엇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조지아 주립대는 1961년 미시시피대학과 통합하면서 방침을 바꿔 1962년 처음으로 흑인 학생을 받아들였다.
모리스 다니엘스 조지아대(UGA) 교수는 “이 선구자들은 조지아 고등교육에서 인종 분리를 종식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사진 / GSU 트위터 캡처
현재 조지아 주립대에는 5만2000명의 재학생 가운데 42%가 흑인이다. 미국내 어떤 대학보다 흑인 졸업생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이날 학위 수여식은 타냐 워싱턴 힉스 법대 교수가 엘리엇 등 3인의 업적을 기려 조지아 주립대 최초의 흑인 총장인 브라이언 블레이크 총장에게 명예 학사학위 수상자로 추천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녀는 “싸움은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과 뜻을 같이 했던 바버라 헌트는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로부터 위협을 받아 텍사스로 이사, 그곳에서 학위를 받았다. 아이리스 웰치는 승소 3년 후 사망했다. 엘리엇의 증손녀는 현재 조지아 주립대 신입생이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