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임금은 4.6% 올라 전망치 하회
‘노동시장 강하지만 인플레 압력 완화’
미국의 일자리 증가 속도가 느려졌으나, 예상보다는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업률도 수십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더 내려갔다.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의 힘을 보여주는 결과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직결되는 임금 상승세는 다소 꺾여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으로 보인다.
연방 노동부는 6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22만3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자리 증가폭은 11월(25만6000개)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 개)보다는 많았다.
작년 전체로는 총 450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해 월 평균 37만5000개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940년 이후로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강한 성장 속도라고 WSJ이 전했다.
업종별로는 레저·접객업(6만7000개), 보건의료업(5만5000개), 건설업(2만8000개) 등에서 지난달 일자리가 많이 증가했다. 그러나 레저·접객업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아직 93만2천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상태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실업률은 3.5%로 전월(3.6%)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96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11월 실업률은 당초 발표된 3.7%에서 3.6%로 하향조정됐다.
미국의 실업률은 작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 이후 3.5∼3.7% 사이를 오가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로 전월보다 소폭 올랐으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전보다는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3%,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늘어나 시장 전망치(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0%)를 하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 임금 상승률은 지난 2021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를 비롯한 미 경제매체들은 이날 보고서에 대해 금리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 노동시장의 강한 힘을 보여준 결과라면서도 임금 상승세 둔화를 근거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새해 들어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 상태라는 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잇따라 공개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46만 건으로 시장 전망치(1천만 건)를 상회했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만9000건 감소해 1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