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애틀랜타 방문을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승원 미주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이 올해 지역 합동 신년 하례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깜짝’ 발표한 공언이다.
보통 덕담이 오가는 신년행사에서 홍회장은 모국 대통령을 초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이홍기 애틀랜타한인회장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 초청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지역한인들의 공개 서명도 받겠다고 맞장구 쳤다.
한 국가의 수반이 해외순방을 할 경우 정상회담 이외에도 방문, 또는 경유하는 곳의 교민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지는 것이 주요 일정 가운데 하나다.
교민들 입장에서도 모국 대통령과의 만남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우선 자신의 정체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 바쁜 생활고에 잠시 잊었던 조국애를 떠올리는 계기가 된다.
지난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이 애틀랜타를 다녀간 적이 있다. 한국 대통령이 현직 신분으로 미국 동남부 지역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는 SK 배터리 공장만 잠시 들렸고, 지역 한인들이 기대했던 대면 일정은 잡지 않았다.
교민 입장에선 뭔가 빠진 듯한 허전한 기분이었다. 지역 한인사회는 이로 인해 현직 대통령의 첫 애틀랜타 방문을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도 아쉬워했다.
이 여파가 남은 탓일까? 주요 지역한인단체는 ‘윤대통령 방문 추진’을 올해 실천공약으로 내 걸었다.
윤 대통령의 방문추진은 20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물밑 움직임이 있었다.
일부 지역인사들은 당시 애틀랜타를 방문한 김석기 의원(국민의 힘)에게 윤대통령의 이를 건의했고, 김 의원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주자유수호연합은 오는 3월 김재원 국민의 힘 전 최고위원이 애틀랜타를 방문하면, 이를 재차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건은 많이 무르익었다. 애틀랜타는 3대 미주한인 밀집 도시이고, 조지아는 한국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지역이다. 130여개에 이르며, 인근 지역인 앨라배마, 테네시 등 동남부 6개주를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로 인구가 급격히 유입, 앞으로 10년 후면 LA, 뉴욕을 제치고 최고의 한인거주지가 될 수도 있다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있다.
물론 한 나라 대통령의 일정을 잡는다는 게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 정상들은 안보, 경제 등의 이유로 잦은 접촉을 해왔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두 나라 사이에는 논의해야 할 시급한 현안들이 많다.
게다가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어, 이번엔 윤대통령이 답방 할 차례다.
특히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다. 윤 대통령의 방미가 충분히 예견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방미 기간 중 윤대통령이 애틀랜타를 방문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홍 회장은 이와 관련, “첫 방문지는 LA 등이 유력하나, 다음 번에는 산업시찰을 겸해서도 꼭 초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 한인들의 염원을 어떻게 대통령실에 알리는가 하는 것이다. 각 한인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초청에 앞서 지역한인사회가 선결해야 할 일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명색이 세계 최대라고 자부하는 한인회관의 대대적인 보수공사이다.
적어도 비 새는 장소에서 모국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질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히 주중광 박사가 거금 4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에 상응하는 매칭 펀드를 마련하는 것은 한인회의 몫이다. 이제 뜸은 그만 들이고, 하루빨리 다음 돌을 착수하기를 기대한다.
이래저래 지역 한인사회는 손님을 맞을 준비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