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25만명의 군중 앞에서 한 이 역사적인 명연설이 즉석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애틀랜타 민권센터는 킹 목사 탄생일을 맞아 이 연설 원본인 “Normalcy…Never Again”을 전시한다. “지금이 그때: 일자리와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을 되새기며”란 이름의 이 전시회는 오는 15일 94주기를 맞는 킹 목사 탄생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 여기서 공개될 이 노랗게 빛바랜 종이에 타자로 친, 연필로 메모를 한 흔적이 있는 원고 어디에도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란 문구는 없다.
그의 연설 작가였던 클레런스 존스는 애틀랜타 저널(AJC)과 인터뷰를 통해 원고에 그런 말이 있었던 게 아니라 킹 목사가 그 전해부터 연설할 때 꿈 얘기를 자주 했는데 그날 즉석에서 원고에 없는 연설을 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에 따르면 킹 목사는 1962년 11월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로키 마운트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I have a dream tonight. It is a dream rooted deeply in the American dream)라고 연설했다.
또 워싱턴 행진 두 달 전 6월 디트로이트에서 한 연설에서도 동일한 연설을 했다. 이 날 그 자리에 있던 복음 가수 마할리아 잭슨이 워싱턴 행진 연설 당시 킹 목사 뒤에 앉아 있다가 “사람들에게 꿈 얘길 해 주라”고 소리쳤고 그 말을 듣고 킹 목사가 즉석에서 꿈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킹 목사 탄생일을 국경일로 정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14일에는 연례 시상식이 열리고, 15일에는 애틀랜타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예배 중 연설을 한다.
킹 목사의 딸이자 킹센터 관장을 맡고 있는 버니스 킹은 킹 목사 기념일을 앞두고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롭고, 인간적이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인류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애틀랜타 대학센터 우드러프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1만3000여점의 유품이 함께 공개된다. 이 유품은 킹 목사의 부인 코레타 스캇 킹의 지하실에 보관돼 있던 것들을 수집, 정리한 것이다. 또 당시 함께 민권운동에 나섰던 조세핀 베이커, 제임스 파머, 휘트니 영 등의 서신 등도 공개된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