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한인들이 가족모임과 여행을 즐겼다. 한인단체들도 송년회와 신년하례식을 그동안 못만난 사람들을 만나며 회포를 풀었다. 최근 3년간 우리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1월 11일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90일간 재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비상사태 선언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4월이면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은 공중보건법에 근거해 심각한 질병 등으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90일간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수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검사 및 백신, 의료보험, 약품허가, 원격 진료 등이 상당부분의 의료 서비스가 체류신분과 상관없이 무료로 이뤄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검사, 치료 , 백신 등을 위해 225억달러의 2023년도 예산을 신청했으나,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를 거부했다.
따라서 4월에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무료 혜택이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다시말해 4월부터 체류신분이 없거나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이제 자기 돈으로 코로나19 진단이나 치료를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의 질 로젠탈(Jill Rosenthal) 국장에 따르면 현재 무보험자가 백신을 맞으면 정부가 제약회사에 30달러를 지불하지만, 앞으로 무보험자가 백신을 맞으면 120달러 이상을 자기 돈으로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가입자도 검사 및 치료비로 일정액의 코페이를 내야 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애틀랜타 로컬 지역 보건소에 알아보니, 무보험자는 코로나19 검사료만으로도 200달러 가까운 돈을 내야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알려진 팍스로비드(Paxlovid)의 경우 정부는 1회분에 530달러씩 2000만회분을 확보해둔 상태다. 그러나 정부 비축분이 떨어질 경우 팍스로비드 가격도 뛸 것이다. 그 결과 무보험자가 많은 한인, 흑인, 라티노 등은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텍사스A&M대학 글로벌보건연구센터(Global Health Research Complex, Texas A&M)의 수석 바이러스학자인 벤 뉴만 박사(Dr. Ben Neuman)는 “코로나19가 끝났다는 말은 잘못된 인식(misinformed)”이라고 지적한다. 지금도 코로나19는 심장병과 암에 이어 미국내 성인 사망원인 3위를 기록한다.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추세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고 하락중이지며, 코로나19 여파는 2021년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도 줄지 않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반면 미국인들의 백신 부스터샷 접종율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다. 와츠 헬스케어(Watts Healthcare)의 수석의학자 올리버 브룩스 박사(Dr. Oliver Brooks)는 미국민 전체의 15%만, 노인의 3분의 1만이 2차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지적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반복되는 코로나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에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UC샌프란시스코(UC San Francisco)의 데이터분석학자 소피아 탄(Sophia Tan)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은 검증된 상태다. 그는 최근 네이처(Nature)지에 교도소 수감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를 분석한 논문을 는데, 모든 종류의 백신이 22%의 감염 감소 효과를 보였고, 1회 이상 감염되고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40%까지 감염 방지효과를 보였다.
많은 한인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그림자는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최신 부스터샷을 접종받고 개인위생에 신경써서 코로나19로부터 가족과 이웃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