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개편 시행을 앞둔 대한항공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자 미주 한인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화물 호조와 여객수요 회복에 힘입어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진 것.
업체는 지난 1일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53% 증가한 109억7342만 달러(13조4127억원), 영업이익이 97% 증가한 23억5917만 달러(2조8836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 2018년 최고치, 영업이익도 2021년 최고치를 각각 뛰어넘은 것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억5595만 달러(1조7796억원)로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도 대한항공은 상용 고객 우대 마일리지 프로그램 스카이패스를 오는 4월부터 전면 개편을 고수하면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별에서 거리별로 변경하면서 미주 지역 한인들이 한국 소비자들보다 혜택 축소 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본지가 2차례에 걸쳐 상세 보도한 내용이 한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한인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여행업계 관계자들까지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점 폐해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혜택 축소에 한인들 ‘부글부글’
대한항공 마일리지 전면 개편…한인에 불리
LA 한인타운서 직장을 다니는 K씨는 “팬데믹 중에도 온라인몰 배송이나 택배, 모국방문 등 한인들이 꾸준히 이용해준 덕분에 역대 최대 순익을 낸 대한항공이 미주 한인들이 애지중지해 모은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한다니 벼룩의 간을 빼먹는 거나 뭐가 다르냐. 한국과 달리 마일리지 사용처도 제한된 것을 고려하면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비난했다.
풀러턴에서 자영업을 하는 C씨도 “대한항공 정말 나쁘다. 몇 년 만에 한 번씩 한국 방문하는 터라 마일리지를 스카이패스 카드 사용으로 모아왔다. 몇 년을 적립해야 보너스 항공권을 얻을까 말까하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가. 지난 5년간 모은 마일리지가 이제 말짱 도루묵이 됐다. 예전에 누리던 같은 혜택을 위해 추가로 더 모아야 한다니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한국내와 달리 미주 한인들은 항공권 무료 발급, 승급 및 초과 수화물 비용, 제휴 항공사 보너스 항공권 발급, 지정 호텔 숙박 이외의 기타 혜택들을 모두 활용하기에는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31일부터 한국 내 편의점 체인인 이마트24와 마일리지 제휴에 나섰다.
이마트24 매장에서 1만원 이상 구매시 총 결제액 기준 2000원당 1마일이 적립되며 월 최대 1000마일을 적립할 수 있다. 또한 이달부터 이마트24 매장에서 와인을 구매 후 마일리지를 적립할 경우 10배를 제공하며 최대 2000마일까지 적립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LA지사 박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