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어 또 78세 대통령, 원치않아”
켐프·드샌티스 강력한 대항마로 꼽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계 복귀를 꿈꾸고 있지만 조지아주 공화당 인사들은 내심 썩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 대신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맞설 대항마를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지난 2주 동안 60여명의 선출직 공무원들과 보수진영 활동가, 전·현직 당 지도자, 공화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 응답자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일부 인사는 그가 여전히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두 주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중도 유권자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일부는 현재 진행중인 민·형사재판, 특히 2020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에 대한 풀턴 카운티의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그가 이미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이미지가 실추를 겪고 있다고 본다.
콜트 체임버스 청년공화당원회 전 회장은 “그는 당과 국가에 충분한 피해를 입혔다”며 “그가 경선에서 승리할 지는 모르겠으나 대선에서 승리할 방법은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해 선거에서도 트럼프가 지지를 선언한 후보 가운데 상당수가 패배한 사실에서도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드 카운티 공화당 전 의장인 톰 파운즈는 “그는 망상에 빠져 있다”며 “당이 내가 진정으로 지지할 수 있는 후보를 지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 공화당 경선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로는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이 있다. 설문에 응답한 다수는 트럼프가 이들과 경선을 치르지 않고 추대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지지를 받으면서 출마한 버트 존스 부지사도 경제 정책에 있어서 트럼프·펜스 의제를 칭찬했지만 자신은 오직 조지아주 서열 2위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도 “주지사들의 성공과 공화당 리더들의 업적을 보여주는 공개 경선을 기대한다”고 말함으로써 트럼프와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지난 주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조지아 공화당원 4분의 3이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드산티스 주지사나 펜스 전 부통령을 능가하는 수치다.
트럼프 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가 선거결과를 부정하고,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존 린더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의 가장 큰 문제는 바이든”이라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이 사라지고 또다시 78세의 대통령을 받아들일 지 여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켐프 주지사를 견제하려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내세웠다가 경선에서 참패를 당한 점, 문제가 많은 허쉘 워커를 상원의원 후보로 밀었다가 패배한 점 등도 트럼프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대표적 사례들이다.
내년 경선에 나올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켐프 주지사는 “내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공화당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유권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갖고, 안전한 사회에 살며, 국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 지를 지도자들에게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미키 턱 조지아주 공화당 위원은 “무소속과 온건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론 드산티스나 브라이언 켐프 같은 후보가 백악관을 되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