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로 골든타임 단축”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에 따른 사망자가 하루 만에 6000여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시시각각 늘어나고 있다.
생존자 수색은 시간과의 싸움이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 데다 악천후와 계속된 여진의 영향으로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한 타타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현지 TV를 통해 “현재 4544명이 사망하고 2만6721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타타르 사무총장은 첫 번째 지진 이후 튀르키예에서 455건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동남부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서북부 지역에서도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가 812명, 부상자가 1449명이라고 발표했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최소 1020명이 사망하고 2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전체 사망자 수는 총 6000여명에 달한다.
2023년 2월 7일 터키 카라만마라슈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
튀르키예 당국은 지진 피해 지역이 서부 아다나에서 동부 디야르바키르까지 직경으로 약 450㎞에 달한다고 전했다. 시리아에선 진앙에서 100㎞ 떨어진 남부 하렘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지진 피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인력과 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더욱이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고 도로가 파손된 데다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가 이어진 탓에 구조 활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구조대와 구조 장비를 기다리다 못한 튀르키예·시리아 주민들은 가족과 이웃을 찾기 위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며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 북부에서는 난민 구호 활동 중이던 비정부단체(NG))들이 정부를 대신해 구조 작업에 나섰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추위는 구조를 기다리는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을 단축할 것으로 우려된다.
튀르키예는 이날까지 영하의 날씨가 유지될 전망이며, 지진의 진앙인 가지안테프의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영국 BBC는 “앞으로 24시간이 사실상 골든타임으로 생존자를 발견할 마지막 기회”라며 “48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