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이 쥐 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에서 쥐가 잠든 사람 몸을 기어 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최근 뉴욕 지하철 안에서 찍힌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남성의 발을 타고 올라간 쥐가 자고 있는 그의 배와 어깨를 자유롭게 이동을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후 남성은 뒤늦게 쥐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화들짝 놀라 일어난다.
쥐가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몸 이곳저곳을 활보하는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현재 뉴욕 쥐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쥐 때문에 고민하는 미국 뉴욕시는 최근 거액의 연봉을 걸고 전문가 영입하고 잠금장치가 달린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쥐 목격 사례는 줄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시에서 온라인 집계가 처음 시작된 2010년 쥐 관련 연간 신고 건수는 1만500건이었는데,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에는 갑절이 넘는 2만5000건, 2021년에는 3만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뉴욕에서 약 6만건의 쥐 목격 사례가 보고됐다.
쥐떼 출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당 실내영업이 한때 제한되면서 야외 테이블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매장이 늘어났고 쥐와 각종 해충 등 방역 업무를 맡았던 뉴욕의 공무원들이 대규모 백신 접종소에 배치됐던 것도 쥐 떼의 행동반경 확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출몰하는 쥐로 오랫동안 골치를 앓아 온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쥐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뉴욕시위생국은 쥐 떼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파악해 ‘쥐 억제 구역’을 설정하고 쥐 떼 출몰 상황을 시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쓰레기 배출 시간을 지정하도록 했고, 쥐덫 설치 등 관련 예산도 확대했다. 또 잠금장치가 달린 쓰레기통을 시내 곳곳에 설치해 쥐가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봉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쥐 때문에 고민하던 뉴욕시는 지난해 12월 거액의 연봉을 내걸고 쥐 제거 작업을 조율하고 책임질 ‘쥐 퇴치 전문가’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봉 12만~17만 달러(약 1억5000만원~2억2000만원)를 받을 수 있는 이 업무를 맡기 위한 자격 조건은 대졸 이상에 5년 이상의 경험이다. 뉴욕시는 구인공고에서 “뉴욕에 서식하는 쥐 떼와 싸우기 위한 ‘킬러 본능’과 ‘신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지영(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