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육아 앱이 워킹맘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다고 17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먼저 6년 전 직장을 뛰쳐나와 아이돌봄 서비스 매칭 플랫폼 ‘맘시터’를 창업한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의 사연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과거 아픈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와 줄 사람을 찾지 못해 회사 화장실에서 훌쩍이는 동료의 모습을 목격했다.
남 일이 아니라고 느낀 정 대표는 일-가정 양립의 물꼬를 트기 위해 부모와 아이를 맡아줄 사람을 연결해 주는 앱인 맘시터를 세상에 내놨고, 최근 사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정 대표는 “우리들 사이에 죄의식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엄마 혼자 아이를 돌보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핵가족화로 가족들의 육아 지원을 더는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이 같은 육아 앱이 한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한국 육아정책연구소 배유진 연구원은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길 땐 엄청난 신뢰가 필요한데 그러한 사람은 아주 적다”며 “지원시설 접근성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레가툼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구성원 간 신뢰도를 측정하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지표에서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끝끝내 일을 포기하거나 출산을 포기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는 한국 여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2021년 기준 60%를 밑도는 수준이고,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최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2007년 자체 베이비시터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7만8천 가구가 해당 서비스를 사용했으나, 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맘시터’는 고소득 가구를 위주로 육아 공백을 메워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맘시터는 본인인증과 주민등록등본, 건강인증서 등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도를 높였다.
정 대표는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엄마들이 24시간 내내 아이들과 함께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맘시터 외에도 아이를 위한 교육이나 놀이를 제공하는 ‘째깍악어’나 ‘자란다’ 등 육아 앱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