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가 넘는 고령 정치인은 정신능력을 검증하는 자격 시험을 치르도록 하자는 공화당 대선주자 니키 헤일리(51)의 제안에 미국인 77%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등록 유권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반대는 20%, 찬반이 확실치 않다고 답한 이는 3%였다.
2011년부터 2017년 초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를 지낸 후 트럼프 행정부에서 2018년 말까지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재직한 헤일리는 2024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지난 14일 공식으로 발표했다.
그가 고령 정치인들에 대한 정신능력 검사 의무화를 주장한 것은 각각 현직·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80)과 도널드 트럼프(76) 등 대선 경쟁자인 고령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경선에 뛰어든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
바이든은 2020년 대선 출마 전부터 ‘고령으로 직무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이 내 나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지만, 내가 출마 여부를 결정할 때 나이를 고려하지는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나를 보라’는 말밖에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작년 10월 미국 MSNBC 인터뷰와 지난 24일 ABC뉴스 인터뷰에서도 이와 같은 말을 했다.
바이든은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며, 만약 2024년 대선에서 또 승리한다면 재선 임기가 시작되는 2025년에는 82세가 된다.
이번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도는 조사 대상 유권자 중에서는 44%였고, 민주당 유권자 중에는 84%였다.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2024년 대선후보로 지지한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높았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8%로 2위였고, 헤일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각각 7%,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이 각각 2%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한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유엔 대사밖에 없으나, 다른 이들도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유권자들 중 바이든이 아닌 다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의 비율은 53%로, 바이든을 차기 후보로 지지하는 37%보다 높았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는 전체 유권자에 대해서는 ±3%포인트, 민주당 혹은 공화당 유권자에 대해서는 ±4.5%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