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위기는 기업 도산 아닌 SVB 부실 경영 탓
2. 고객 기반 다양…테크기업·암호화폐 편중 없고
3. 25만달러 예금한도 넘는 예금 비중 높지 않아
4. 채권보유 많지 않아 대규모 평가손 걱정 없어
오스카 ‘보’ 피어스 3세 조지아 은행·재정부 부 커미셔너는 지난 21일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최근의 은행 파산을 초래한 결함들이 조지아의 금융 분야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조지아의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조지아의 커뮤니티 은행들은 주택시장 붕괴, 은행 부실, 경기 대침체 등이 겹치면서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최근 몇주간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은행(SVB)과 뉴욕의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면서 15년전의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은행 위기가 확산되면 건전한 은행 마저도 대출을 줄이고, 돈줄이 막히면 경기침체를 불러오고 금융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2008~2016년 기간 중 조지아에서 파산한 은행은 91곳에 달한다.
그러나 피어스 부 커미셔너는 지금이 2008년 상황과 다른 이유로 “당시에는 기업과 비즈니스 도산으로 말미암아 은행들이 부실을 겪었지만 이번에 파산한 은행들은 금리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관리 부실, 소셜 미디어가 촉발시킨 패닉 등이 위기의 주된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의 시그니처은행. 로이터
조지아 은행들이 안전한 또다른 이유는 고객 기반이 훨씬 더 다양하다는 점이다. SVB의 고객 기반은 테크 기업들과 벤처 기업들에 집중돼 있어 인플레와 경기변화 등에 취약하다. 또 시그니처은행은 FTX 사태 등을 초래한 암호화폐 자산 보유 비중이 높다. 반면 조지아 은행들에는 이같은 예금과 자산의 편중, 집중 현상이 없다.
이에 더해 조지아 은행들은 SVB나 시그니처은행처럼 FDIC의 예금보호 한도를 넘는 예금 비중이 높지 않다. FDIC의 예금보호 한도는 25만달러이다. 예금보호 한도를 넘는 예금 비중이 높을 수록 뱅크런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조지아 은행들은 저금리 시절에도 과도하게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지 않았다. SVB가 보유하는 재무부 채권 등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졌으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대규모 평가손실에 발생시켰다.
이처럼 조지아 은행들의 다른 점들을 종합하면 SVB나 시그니처은행을 붕괴시킨 요인들이 조지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에는 200여개의 은행들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중 147개 은행이 조지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