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8명이 자녀 세대의 삶이 자신보다 낫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와의 공동 조사에서 미국 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WSJ와 NORC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미국인 1천10명을 상대로 던진 질문은 “자녀 세대의 삶은 우리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78%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지난 1990년에 처음 이 질문을 시작한 이후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자녀 세대의 미래에 대한 비관론은 지금까지 계층 상승의 사다리로 기능한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감 저하 때문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56%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직장을 얻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빚만 지게 되는 경우가 잦다면서 대학 교육이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대학 졸업이 좋은 직장을 얻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응답은 42%였다.
자녀뿐 아니라 현재 자신의 경제 상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17%가 ‘지금 재정 상태가 당초 예상보다 낫다’라고 답한 반면, 44%는 ‘예상했던 것보다 나쁘다’라고 답했다. ‘예상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39%였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가 미국 경제에 대해 ‘나쁘다’라거나 ‘좋지 않다’라는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훌륭하다’와 ‘좋다’는 긍정적인 답변은 20%에 불과했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우려된다고 답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는 등 고용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은 이 같은 상황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직장과 비교해 더 높은 보수와 혜택을 받는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쉽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제니퍼 벤즈 NORC 부대표는 “사회적으로 비관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퍼졌다는 느낌”이라면서 “휘발유 가격이 조금 내려가거나, 경제적으로 작은 발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근본적인 불만을 달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