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보조금 받기위해 내년부터 양산 돌입
현대차도 메타플랜트 가동 내년 말로 앞당겨
기아자동차가 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차(SUV) EV9을 조지아주 웨스트 포인트 공장에서 생산한다.
회사 측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EV9 모델을 연내 미국에서 판매에 돌입하며, 내년부터 조지아 공장(KMMG)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북미본부의 윤승규 본부장은 “EV9은 혁신적이고도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고급 SUV를 전기차로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EV9 생산을 위해 웨스트 포인트 공장 내 전기차 생산 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또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를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설립한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그룹 합작 공장에서 공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오토쇼를 앞두고 공개된 EV9 모델은 벌써부터 자동차 매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주행가능 거리, 디자인, 실내 공간 활용, 운전자 보조기능 등 기아의 역량이 총동원된 모델인 데다 전기차 중 3열 시트를 갖춘 대형 차급의 정통 SUV는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이 관심 요인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기아 텔루라이드와 같은 3열 SUV는 미국에서 연간 수십만 대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 있는 차급”이라며 “EV9은 3열 SUV 시장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전동화 모델이므로 EV9의 데뷔는 특히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뉴욕 국제 오토쇼에 선보인 기아 전기차 EV9. 로이터
최근 연방 재무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세부 지침을 발표한 뒤 자동차 업계는 치열한 보조금 받기 경쟁에 돌입했다. 지침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총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에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단계적으로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사바나 인근 지역에 건설중인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MHGMA)’의 양산 시점을 2025년 상반기에서 내년 말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가동을 최대한 당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재무부의 지침에 따르면 소득이 높은 소비자에는 전기차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 신규 구매의 경우 미혼은 연봉 15만달러, 공동명의 구매자는 연 소득 30만달러,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는 연 소득 22만5000달러가 상한선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내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될 때까지 부유층 소비자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리스와 렌털 등 상업용 전기차에는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7500달러의 보조금이 모두 제공됨에 따라 상업용 전기차 판매비중도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GV70 일렉트릭파이(전기차)는 보조금을 받는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