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적 탄압’ 과격 발언에 민주당 지지층 결집·중도층 이탈도 기대
공화당이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사 이익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경쟁자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박해를 주장하면서 과격한 발언을 할수록 대선 승리의 관건인 중도층 경쟁에서 유리해진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일 때 보좌관을 지낸 스콧 뮬하우저는 5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포르노 배우 입막음용 돈과 선거자금 법 위반 등과 관련해 트럼프가 취하는 모든 조치는 (진보와 보수) 양쪽의 무당층과 온건파를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 바이든 대통령 지지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가운데 트럼프가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그냥 두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현재로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와 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수사에 대해서는 거리두기를 하면서 경제 정책 위주의 민생 행보와 국정 운영을 계속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렸다.
가령 퀴니피액대의 지난달 23∼27일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48%의 지지를 얻어 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공화당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46%)은 2%포인트를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월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 포인트 차로 이겼으나 디샌티스 주지사에는 3%포인트 차로 밀렸다.
근소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고령(80)의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76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세의 디샌티스 주지사보다는 더 상대하기 쉽다는 게 지속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펜실베이니아 이리 카운티 짐 워츠 민주당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디샌티스는 좀더 깔끔한 트럼프주의자”라면서 “디샌티스가 트럼프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2020년 대선에서 반(反)트럼프로 결집했던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4년 재대결을 벌일 경우 지지층이 이번에도 재결집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0년 대선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서 공화당이 패배하거나 고전했던 2018년 및 2022년 중간선거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모금 활동을 하는 앨런 케슬러는 “트럼프가 입을 열 때마다 내가 기부하겠다고 말한 금액의 두 배를 하겠다고 밝히는 기부자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여론조사로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대한 찬성 여론이 무당층에서도 높게 나타나는 것도 민주당에서는 본선 경쟁과 관련해서 유심하게 보는 부분이다.
CNN이 지난 3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 응답자 6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찬성한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수사나 정치적 탄압·박해 주장이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언론의 관심이 초집중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 무대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일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생 어젠다가 묻힌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벤 라볼트 백악관 공보국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의 우려에 대응하는 것은 미국 국민들이 대통령에 기대하는 바”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