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
조지아 고교 시니어 랭킹 4위 올라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해서 최대한 기르고 있어요.”
스와니에 거주하는 김재신 학생은 6월 말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U.S. Naval Academy) 진학을 앞두고 있다. 김 군은 가을학기 시작 전 6주간의 사전 훈련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하면서도 학교생활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아 기대된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USNA에서는 미국의 해군 및 해병대 장교를 양성한다. 합격률은 8%대로 경쟁이 치열하며, 졸업 후 해군 또는 해병대에서 최소 5년간 복무해야 한다. 대신 학비는 전액 무료다.
사관학교는 학업능력과 더불어 신체 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모집하는데, 김재신 군은 뛰어난 테니스 실력을 인정받아 4년간 아카데미에서 선수(체육 특기생)로서 활약하게 된다.
김 군은 “학교 테니스 코치에게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며 “전국구 테니스대회에 출전했을 때 역전승을 거둔 것을 보고 저를 눈여겨봤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전국 학생 선수들의 랭킹이 집계된 ‘테니스 리쿠르팅 네트워크’에 따르면 김 군은 조지아 고교 시니어 중 4위로 같은 학년 한인 중 가장 높은 순위다. 동남부에서는 43위이며, ’16세 이하’ 부문에서는 전국 75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이로 인해 WSB-TV 등 여러 지역 매체에서 인터뷰하기도 했다.
김재신군이 테니스 시범을 보이고 있다.
김 군은 큰 신장을 비롯해 테니스에서 유리한 신체 조건을 갖췄지만, 12살부터 테니스 연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으며 꾸준히 노력해왔다.
6세때 아버지와 형의 영향으로 처음 테니스를 접한 후부터 두각을 나타냈으며, 12세부터 지역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애틀랜타 크리스천 스쿨(GAC)에서는 오전 6시 훈련, 점심 이후 오후 훈련 등 하루에 6시간씩 테니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테니스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내 인생에서 찾은 첫 특기”라고 답했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들이는 만큼 실력이 좋아졌어요. 제 성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매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군은 또 “다른 선수에게 기댈 수 없고, 코트 위에서 혼자서 싸우는 것이 좋다”며 테니스의 ‘독립성(independence)’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경기 중에 말로 멘탈을 흐트러뜨리려는 선수도 많지만, 저는 그것을 무시하고 오로지 테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 스스로는 포핸드보다 백핸드가 더 자신 있다며 ‘백핸드 다운더라인(Backhand Down The Line)’을 자신의 강점으로 뽑았다. 보통 백핸드는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샷을 하기 쉽지만, 이 기술은 공을 직선으로 보내며 랠리의 방향을 바꾸는 공격이다.
김 선수는 대학에서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만큼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해서도 학교를 대표해 전국대학체육협회(NCAA) 리그 상위권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