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 아태계 보고서
한인 성인 4명 중 1명은 ‘코리안’ 또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부르는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한인은 10명 중 1명꼴에 그쳤다.
이런 내용은 8일 퓨리서치가 ‘아태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공개한 특별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다문화와 공유 경험’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7006명의 아시안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아시아계가 정체성을 질문할 경우, 상대방이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차별적인 생각을 줄 수 있어 숨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아시안 응답자의 20%가 숨긴다고 답했으며, 이중 한인은 25%로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가 39%를 차지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았고, 학사 이상 소지자가 45%로 파악됐다.
또 해외에서 출생한 아시안 이민자일 경우 자신의 출신 국가를 공개했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일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아시아계(Asian American/Asian)’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1세의 경우 자신이 출생한 나라만 밝힌 응답자가 31%였으나, 2세의 경우 이 비율은 15%로 1세보다 절반 가까이 적었다. 반면 아시안 아메리칸을 내세워 말한 2세들은 47%였다.
한인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30%는 자신의 정체성을 한국인(코리안)이라고 밝혔고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응답한 한인은 36%다. 또 14%는 아시안 아메리칸이라고 대답했으며, 아시안과 미국인은 각각 6%와 9%였다.
이번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은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부르는 아시안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1세 이민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7%만 미국인이라고 답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도 17%에 그쳤다.
또 한인의 67%는 미국 아시안에게 발생하는 일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66%는 아시안 커뮤니티의 관심사를 발전시키는 국가 지도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한인 2명 중 1명은 다른 아시아계와 친구 관계를 맺고 있었다.
다른 인종이나 민족과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한인이 가장 낮았다. 한인의 경우 응답자의 77%가 다른 인종과의 결혼에 대해 괜찮다고 대답했으며, 78%는 다른 아시안 민족과의 결혼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이는 인종별로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필리핀계의 경우 94%는 다른 인종과의 결혼에 긍정적으로 대답했으며 중국계는 89%가 다른 아시안과 결혼해도 괜찮다고 답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