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 남성이 33년 전 구입한 비행기 평생 이용권으로 2300만 마일을 비행했다고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저지 자동차 대리점에서 일하는 톰 스투커(69)는 지난 1990년 29만 달러를 지불하고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평생 항공권을 구매했다.
이후 33년 동안 100개국 이상을 여행하며 2300만 마일을 비행한 그는 “평생 항공권을 구입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투자”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스투커는 주로 가장 좋아하는 좌석 1B를 이용했는데 가디언은 스투커가 집 근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방콕, 두바이를 거쳐 다시 뉴어크 공항으로 돌아오는 비행을 하며 12일 연속 침대에서 자지 않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스투커는 특히 2019년에는 비행기에 총 373차례 탑승해 약 235만km를 비행했다. 이는 지구와 달을 6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스투커가 2019년에 항공권을 일일이 구매해 비행했다면 244만 달러가 들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추산했다.
그러나 스투커가 진정 혜택을 본 것은 항공권 금액보다 비행 과정에서 적립된 마일리지였다고 WP는 소개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첫 번째 평생 항공권 고객이었던 스투커는 마일리지를 통해 전 세계 호화로운 호텔 스위트룸과 크리스탈 크루즈, 고급 식당을 섭렵했다. WP는 “스투커가 마일리지로 술탄(이슬람 정치 지도자)처럼 살았다”고 전했다.
스투커는 또 마일리지를 사용해 가족의 집을 다시 짓고, 월마트 기프트카드를 현금화했으며 자선 경매에 입찰하기도 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첫 번째 평생 항공권 고객인 톰 스투커. 사진 톰 스투커 인스타그램 캡처
스투커의 비행이 늘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스투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막히기 전까지 수십 년 간의 비행에서 4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비행기는 내가 타든 타지 않든 계속 날아간다”며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상업 항공편을 이용한다면 나보다 더 환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