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문화가 보편화 하면서 시민들의 생활반경은 몰라볼 정도로 넓어졌다. 하지만 자동차 수가 늘어나는 만큼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러시아워다. 연휴나 휴가철에도 기다란 자동차 행렬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그래서인지 운전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교통체증이 없는 쾌적한 드라이브를 꿈꾼다.
대안이 없는 것일까?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다.
어릴 적 연재만화나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봤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flying car)’가 어느 날 갑자기 현실로 다가왔다.
플라잉 카는 하늘을 나는 개인형 이동 수단이다. 도로에선 달리고, 적당한 공간에선 날아오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헬리콥터나 드론과 구별된다.
이런 가운데 ‘비행 전기차’가 최초로 미국 당국으로부터 시험 비행 승인을 받았다는 뉴스가 최근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스타트업 회사인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자사 시제품인 ‘모델A’가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특별감항증명’을 획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허가서는 안전성, 신뢰성을 갖춘 연구개발용 항공기나 비행시험용 시제기 등에 발급된다.
비행이 가능한 자동차에 대해 이 증명서가 발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인승인 이 제품의 판매가격은 30만달러 상당일 것으로 보인다. 헬리콥터에 비하면 굉장히 싸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
무엇보다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엄청난 매력이 있다. 특히 뉴욕, 서울, 도쿄 등 대도시 교통 상황을 고려할 경우 그야말로 ‘대박’이다.
실제 집에서 나와 운전하다가 비행이 가능한 곳에서는 날아서 이동한 뒤 착륙 후 원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네덜란드 항공기업인 PAL-V(Personal Air and Land Vehicle)도 플라잉 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 위해 적극적이다.
접이식 프로펠러를 탑재한 ‘PAL-V 리버티’ 모델을 빠르면 내년말 선보일 예정이다.
이 모델은 속도 최대 180㎞/h(도로 170㎞/h), 비행 가능 거리는 400~500㎞(도로 주행 시 1300㎞)에 달한다.
평균 185m 길이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륙할 수 있고, 착륙 시에는 30m의 활주로만 있으면 된다. 일반 승용차처럼 주차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뒤질세라 미래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플라잉 카가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행정적, 기술적 난제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도로 환경이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 말이 쉽지 새로운 교통수단 출현에 따라 도로교통법은 물론 도로망까지 통째로 바꿔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낮게 나르는 비행물체를 위해 새로운 항공법과 항공로도 필수적이다.
당장 ‘모델 A’도 FAA 규제에 따라 비행 허용 장소와 목적지는 제한된 상태이다. 비행모드 시 경비행기로 취급되어, 운전자들은 일반 운전면허증과 경비행기 조종 면허를 동시에 소지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작은 불편(?)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들도 있다.
배터리는 플라잉 카의 중량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부품이다. 따라서 작고 가벼워야 한다. 하지만 200kg이 넘는 몸체를 부상시키고, 날아다니려면 당연히 배터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아직은 난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잠재 시장은 무한하다.
이착륙과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경찰 수색이나 응급 구조활동, 해양경비대 등 여러 전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빠르면 오는 2025년께 하늘에서 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과학과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이처럼 우리의 생활양태를 급속도로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