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자와 가족들의 휴대전화에는 이상한 문자메시지와 보이스메시지가 가끔 들어온다. 미모의 여인의 사진과 함께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라고 하거나, “핸드폰을 바꿨는데 이 번호가 누구번호인지 모르겠다. 이름을 알려달라”는 식이다.
또는 중국어로 “우편물이 왔으니 전화해서 찾아가라”는 메시지도 들어온다. “중국정부에서 보내는 통지서이며, 응답하지 않으면 처벌당할 것”이라는 식의 협박성 중국어 메시지도 들어온다. 필자의 이름이 중국사람과 유사하다고 생각해서 사기꾼들이 무작위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식의 사기성 메시지를 받는 게 필자 혼자만은 아닌 것 같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텍스트 메시지 사기, 이른바 스미싱(smishing)이 유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기꾼들이 다양한 종류의 텍스트 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서 개인정보를 캐거나, 심각한 경우 금전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FTC의 모니카 바카(Monica Vaca) 부국장은 지난해 텍스트 메시지 사기 피해금액이 3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2019년 6600만달러, 2021년 1억6500만달러에 대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최근 유행하는 텍스트 메시지 사기는 우편물 배달 사기다. 텍스트 메시지를 통해 “우편물이 배달되었으니 링크를 눌러 확인하라”며 수상한 링크를 보내는 것이다. 바카 부국장은 “명백한 사기다. 링크를 누르면 크레딧 카드 번호나 은행 통장 번호를 적으라고 요구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아마존 등을 통해 인터넷 쇼핑이 늘어나면서, 이런 식의 우편물 사기가 유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 이런 유치한 사기에 속나?’ ‘나는 똑똑해서 이런 사기에 안넘어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이런 사기에 잘 걸린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FTC 연구 결과(FTC’s Consumer Sentinel)에 따르면 ‘누구나 사기 피해자가 될수 있다’ (anyone can be scammed). FTC 남부 지역 나탈라야 라이스(Natalaya Rice) 변호사는 “사기 피해자 가운데는 변호사, 의사, 박사학위 보유자들도 많다”며 “사기를 당했다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가족과 법집행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플로리다 탬파의 아시아태평양계 변호사 협회(Asian Pacific American Bar Association of Tampa Bay) 치핀루(Chih Pin Lu) 회장은 “저는 전직 검사이고 현직 변호사이며 사기에 대해서 아주 잘 안다”며 “그런데도 나도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는 가족 여행 때문에 비행기 예약을 한 적이 있는데, 비행기편이 모자라 새로운 항공사의 항공편을 예약했다. 그런데 출발 이틀 전에 “예약이 몰리고 있으므로,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800달러 추가요금을 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새로운 항공사라서 내가 모르는 시스템이 있나보다”라며 800달러를 지불했고, 나중에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기를 당하면 창피하고 내가 바보같이 여겨진다. 그래서 신고를 꺼리게 된다. 그러나 그런 심리야 말로 사기꾼이 노리는 바이다. 바카 부국장은 “사기 메시지 유행에 대해 여러분 커뮤니티에 알리고, 절대 클릭하지 말고 텍스트 메시지를 믿지 말라”고 거듭 강조한다. FTC는 사기를 당했을 경우 홈페이지ReportFraud.ftc.gov으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만약 영어가 불편하면 한국어로 신고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