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 대부분 인상 종료에 동의 가능성”…11월 회의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일 예상대로 금리를 올린 이후 향후 행보와 관련해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의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연준으로서는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투자자들이 생각하길 원치 않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이를 알고 있어 연준의 ‘포커페이스'(poker face)를 읽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정책입안자들이 다시 금리를 인상할 이유를 갖지 못했다는 것으로 결국 드러날 수 있지만, 그들로서는 지금 그렇게 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연준이 이날 0.25%포인트를 인상해 5.25~5.50% 범위로 다시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지이난해 초 거의 제로(0)에서 2001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준이 금리를 이토록 신속하게 올리기는 1980년대 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때 이후 처음기도 하다.
투자자들과 연준 측 반응은 대조적이다.
투자자들로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모두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 싸움이 아마도 끝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연준 결정 뒤,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말 전에 한 번 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약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됐다. 또 내년 말까지 목표 금리 범위가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연준의 정책입안자들은 금리 인상 작업이 끝났다고 본다는 어떤 조짐도 내보이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틀간의 회의 끝에 이날 발표된 성명은 지난 6월 회의 뒤 공개된 내용과 거의 판박이로, 일자리 증가세가 강하고, 실업률은 낮으며,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임을 다시 강조하면서 올해 한 차례 더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연준은 긴축 사이클이 아직 경제에 완전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려 한다며 오는 9월 차기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11월에 계획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최소한 일부, 아마도 대부분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 없다는 투자자들의 평가에 동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실업률 급증 없이 임금 상승이 완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나 올리비에 블랑샤르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견해를 우호적으로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이 다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할 경우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다 끝난 일이라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고 움직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은 “연준의 정책입안자들은 실제보다 더 매파적인 척 가장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자들이 비둘기파로 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여전히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