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및 증거 채택 막아달라” 트럼프 요청 기각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의 투표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개입한 혐의로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1일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의 로버트 맥버니 판사는 조지아주 대선 개입 혐의와 관련한 기소를 막아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청을 전날 기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인 2021년 1월 초 선거관리를 책임지는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천780표를 찾아내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사장 패니 윌리스가 이 사건을 수사해왔으며 작년 5월부터 특별 대배심을 구성해 관련자들을 소환했다.
대배심은 지난 1월 증인 75명의 증언을 토대로 한 수사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권고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에 대배심이 수집한 증거를 채택하지 말고 윌리스 검사장의 기소를 막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맥버니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되기도 전에 이런 요청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맥버니 판사는 2년 반 동안의 수사로 큰 피해를 보았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거나 추측일 뿐이며 실현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맥버니 판사는 “누구에게는 범죄 수사의 대상이 되는 것을 소중한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해 이게 문제가 된다기보다 하늘의 도움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한 것을 꼬집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윌리스 검사장이 9월 1일까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하면서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윌리스 검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기소 가능성을 암시해왔다.
그는 지난 주말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일을 마쳤다”며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수사했고 이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풀턴카운티 법원은 지난주 트럼프 지지자의 반발 가능성에 대비해 법원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으며 윌리스 검사장은 대부분 직원이 안전 차원에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