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거대한 뿔이 달린 소를 조수석에 태우고 주행하는 승용차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온라인상에서 동영상이 퍼지면서 화제의 주인공이 된 긴뿔소(longhorn)와 그 주인 리 마이어(63)의 사연을 1일 자세히 소개했다.
리 마이어의 흰색 승용차가 큰 뿔이 달린 소를 태우고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이었다.
네브라스카주 노퍽의 경찰관 채드 레이먼은 당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소를 태운 채 시내를 달리는 승용차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레이먼이 현장에 달려가 보니 차량 천장의 절반과 옆 유리창 등이 제거된 상태로 개조된 포드 중형 세단의 조수석에는 뿔이 밖으로 길게 튀어나온 소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
레이먼은 WP 인터뷰에서 “우리는 송아지처럼 차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동물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큰 동물이어서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네브라스카주 도로에서 승용차 조수석에 탄 긴뿔소. 로이터
이 소의 무게는 2천200파운드(약 998㎏), 연령은 9세이며, 긴뿔소의 한 종류인 와투시 롱혼(Watusi-longhorn) 잡종 수소로 분류됐다.
차량 운전자이자 소의 주인인 마이어는 이 소를 ‘하우디 두디’란 이름의 반려동물로 소개했다.
마이어는 두디가 목줄을 맨 채 함께 산책하고, 간식을 받아먹고, “뒤로” 또는 “이리 와” 같은 몇 가지 말도 알아듣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관 레이먼은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큰 소를 태운 차량이 다니는 것은 교통안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마이어에게 운전자 시야 방해와 적재물 공간 미확보 등 법령 위반 사항을 경고한 뒤 집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승용차 조수석에 탄 긴뿔소. 로이터
당초 노퍽에서 열리는 한 페스티벌에 가려던 마이어는 경찰의 제지로 네바다주 넬리에 있는 집으로 되돌아갔지만, 이날 찍힌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게시된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1천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마이어는 두디가 생후 6개월일 때부터 차량을 개조해 태우고 다녔으며, 이날 경찰 단속에 걸린 일이 그가 사랑하는 소와 함께 다니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간혹 장거리 여행에서는 트레일러에 태우기도 하지만, “두디는 승용차를 더 좋아한다”고 마이어는 설명했다.
승용차 조수석에 탄 긴뿔소. 로이터
기계공이었던 그는 은퇴 후 두디와 메이벨이란 이름의 긴뿔소, 그리고 들소 6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누구나 뭔가 할 일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나는 약간의 땅과 시간이 있어서 이 일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아내 론다 마이어는 두디를 이제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면서도 “남편이 자동차에 소를 태우는 빌어먹을 프로젝트에 쓴 돈을 다 합치면 내가 새 부엌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불평 섞인 푸념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기가 영화배우인 줄 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