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선관위, ‘한인회비 납부’ 조항 놓고 표류

최 부위원장 사퇴 표명 등 어수선
이 위원장 “3년 납부도 고려 가능”

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선거를 위해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재승)가 한인회비 납부 관련 시행세칙 개정을 둘러싸고 일부 위원의 사퇴 위기를 맞고 있다.

최병일 부위원장은 지난 12일 사퇴 의사를 전했으며, 유은희 위원 또한 사퇴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3일 오후 현재 이재승 위원장에 따르면 최 부위원장은 아직 정식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갖고 한인회장 입후보 자격요건 중 논란을 불러 일으킨 “2대 회장 재임 기간 즉, 4년 연속(2020~2023년) 한인회비를 납부한 정회원인 자에 한한다”는 조항(9조 2항)의 적용 여부를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다수결에 따라 세칙을 유지한다는 투표 결과가 나왔으나, 최 부위원장 등 반대표를 던진 위원들이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문제의 세칙 적용을 반대하는 입장에 선 위원들은 한인회 회칙에는 없는 처음 시행되는 규정이라는 점, 경선을 저해하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점, 회비 납부 명단 작성이 미흡하다는 점 등의 이견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일련의 논란으로 나를 포함한 위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그러나 시행세칙은 후보들이 입후보 의사를 밝히기 전부터 정해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35대 한인회장 선거 당시 입후보 자격 요건은 ‘3년 연속 한인회비를 납부한 정회원’이었다. 그러나 ‘3년’이라는 기간이 회기와 맞아 떨어지지 않아 2년 또는 4년으로 변경하려 했다. 이번에 사퇴 의사를 밝힌 위원들도 처음에는 동의했던 부분이라고 이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적어도 한인사회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면 2회기 동안 회비를 납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의 척도로서 한인회비 납부 여부를 기준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후보 등록 후에, 예를 들어 3년 동안 회비 납부 기록이 있지만, 1년 기록이 없는 경우, 그 시기 낸 기부금도 유효하게 고려하겠다”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같은 이 위원장의 입장과 관련, 최병일 부위원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이홍기 현 한인회장은 유일하게 4년 연속 회비 납부 기록이 있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13일 인터뷰에서 “나는 정정당당하게 임했는데 화살이 내게로 돌아왔다”며 “만약 선거관리위원회가 내 편이라면 사퇴를 했겠느냐”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출마를 선언한 김형률 전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장은 “35대 회장 선거 당시 이홍기 후보의 추천인으로서 확실히 2020~2021년 회비 납부 기록을 확인했으나 작년 회비 납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본지에 전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코리안 페스티벌을 비롯, 매년 한인회에 기부해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한인회장으로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한 것인데, 현 상황에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며 “공정한 절차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관위 위원이 한인회에 정식 사퇴서를 제출하면 이경성 이사장이 처리한 뒤 새 위원을 선임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