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에 대해 불법이라는 판결을 또다시 내렸다.
앤드류 하넨 텍사스주 연방법원 판사는 13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DACA 프로그램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다만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기존 수혜자 60만명에 영향을 미칠 판결은 내리지 않았고,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DACA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입국, 불법체류 상태가 된 청년들을 구제해주는 제도로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 시행했다. DACA 수혜자들은 불법체류 신분이지만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다. 다만 DACA 신분이 자동으로 영주권 혹은 시민권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DACA 문제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DACA 폐지를 발표하며 불거졌다. 각 주정부는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안은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DACA 정책 폐지 과정이 너무 일방적이었다고 판결했지만, 위법성은 판단하지 않았다.
이후 소송의 초점은 위법성에 맞춰졌다. 2021년 하넨 판사는 “해당 정책은 행정명령으로만 시행됐고, 행정부는 허가 없이 들어온 이들의 추방을 유예할 권한이 없다”며 불법 판결을 내렸다. 정부는 이에 항소했고, 지난해 10월 항소법원은 하급심 판단대로 이 정책이 불법이라고 결정했다. 다만 그사이 바이든 행정부가 예고절차 등 문제로 지적된 행정절차를 보완한 DACA 개정안을 발표해 항소심은 이 문제를 다시 하급심으로 돌려보냈고, 이번 판결로 이어졌다.
이번 하급심 판결에서도 하넨 판사는 “개정안도 본질은 원안과 같다”며 여전히 불법 판결을 내렸다. 다만 공화당 성향 9개주가 주장한 ‘정책 폐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백악관은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에 매우 실망했으며, 계속해서 DACA를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정부가 항소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사안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DACA 프로그램 수혜자는 약 58만명(지난 3월 기준)으로, 80% 이상이 멕시코 출신이다. 한인 DACA 수혜자는 약 6000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