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부(USDA)가 학교 무상급식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USDA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소득층 다수 거주지역의 학교·교육청을 위한 전교생 무상급식 지원 프로그램 ‘CEP'(Community Eligibility Provision) 대상을 ‘빈곤층 25% 이상인 학교와 학군’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CEP은 빈곤 가정의 자녀가 다수 재학 중인 학교의 경우 학생이 개별적으로 가계 소득에 따라 급식비 면제 또는 감액 신청을 하지 않고 학교 측이 전교생에게 아침·점심 무상급식을 제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빈곤층 자녀가 전체 학생의 40% 이상인 학교와 교육청이 CEP 대상이었으나 이제부터는 빈곤층이 최소 25%만 넘으면 연방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USDA는 3천여 교육구, 50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수혜 대상에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각 학교와 교육청은 흔히 ‘푸드 스탬프’로 불리는 저소득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 대상자 수 등 기존의 데이터를 공식에 넣어 산출한 연방 지원금을 받게 된다”며 “모자란 금액은 각 지자체와 주 정부가 충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톰 빌색 농무부 장관은 “영양가 있는 아침·점심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기아 상태에 놓인 어린이를 줄이고 학생 건강 및 학습 준비도를 개선함으로써 전 국민의 영양 상태 및 웰빙 수준을 한 단계 더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USDA는 “기준 확대는 전국 모든 학교·교육청에 적용되지만 현재 자체 예산으로 전교생 무료급식제를 시행하고 있는 주(州) 또는 교육구에 우선적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콜로라도·메인·매사추세츠·미시간·미네소타·뉴멕시코·버몬트 등 8개 주는 입법을 통해 모든 학교가 가계 소득과 상관없이 전교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이시 딘 USDA 식품·영양·소비자 서비스 담당 차관은 “건강한 급식은 교사·교실·교과서 못지않게 중요한 학교 환경”이라며 “맛있고 영양가 있는 학교 급식은 학습력 고취 및 발달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USDA는 무상급식 확대 외에도 이번 학기부터 물가 인상률을 고려해 학생 1인당 급식 지원금을 점심 50센트(약 700원) 아침 18센트(약 250원)씩 높여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촌지역의 소규모 교육청 264곳에 급식 보조금 3천만 달러(약 400억 원), 무상급식제 운영 교육청에 대한 급식설비 지원금 3천만 달러, 학교에 급식 재료를 공급하는 지역 농장 지원금 1천100만 달러(150억 원) 등 학교 급식 개선을 위한 지출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AP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 정부는 일시적으로 전국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했으나 지난해 종료됐다”며 “정부가 빈곤 가정에 직접 지급하는 식비 지원금마저 물가 인상으로 인해 상대적 가치가 하락해 일부 어린이들이 배고픈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무상급식 확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방 하원 ‘공화당 연구위원회'(RSC)는 “각 학생의 개별적 가계 소득을 기반으로 급식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CEP 정책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USDA는 지난 2011년 일리노이·켄터키·테네시 3개 주에서 CEP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한 후 2014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