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생전 회고록서 “‘프렌즈’ 출연진, 펭귄 무리처럼 날 떠받쳐줬다”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챈들러 빙’ 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매튜 페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프렌즈’의 동료 배우들이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고 연예매체 피플과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30일 전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약 10년간 페리와 함께 ‘프렌즈’에 출연한 주연배우 제니퍼 애니스턴, 코트니 콕스, 리사 쿠드로, 매트 르블랑, 데이비드 쉬머는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매튜를 잃은 슬픔에 극도로 비탄에 빠져 있다”며 “우리는 동료 출연진 이상이었다.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밝혔다.
이어 “할 말이 너무 많지만, 당장은 이 헤아릴 수 없는 상실을 감당하고 슬퍼할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기회가 되는 대로 더 많은 말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생각과 사랑은 매티(매튜 페리의 애칭)의 가족, 친구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과 함께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HBO맥스가 공개한 ‘프렌즈: 더 리유니언'(Friends: The Reunion) 사진
‘프렌즈’ 초반에 ‘챈들러’의 여자친구 ‘재니스’ 역을 맡았던 배우 매기 휠러도 소셜미디어에 “세상은 매튜 페리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당신이 짧은 생애 동안 많은 사람에게 가져다준 기쁨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가 공유했던 모든 창의적인 순간이 정말 축복받은 것이라고 느낀다”고 썼다.
극 중 ‘챈들러’의 어머니 역을 맡았던 배우 모건 페어차일드 역시 소셜미디어에 “내 ‘아들’ 매튜 페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이렇게 훌륭한 젊은 배우를 잃은 것은 충격”이라고 썼다.
뉴욕 맨해튼 거리에 놓인 배우 매튜 페리 추모 꽃과 편지. 로이터
피플은 페리가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에서 자신이 약물 중독과 싸우는 동안 ‘프렌즈’ 동료 배우들이 늘 도움을 줬다고 쓴 내용을 전했다.
페리는 “그들은 다 이해해줬고 기다려줬다. 마치 펭귄들 같았다. 자연에서는 펭귄 한 마리가 아프거나 크게 다치면 다른 펭귄들이 그 펭귄을 둘러싸고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떠받쳐준다. 출연진이 나를 위해 해준 일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고 썼다.
뉴욕 ‘프렌즈’의 무대 배경이 된 카페 건물 앞에서 매튜 페리를 추모하는 팬들. 로이터
앞서 ‘프렌즈’ 시리즈 공동 제작자인 마르타 코프만과 데이비드 크레인, 총괄 프로듀서인 케빈 브라이트도 29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 매슈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며 “매슈를 우리 삶의 일부로 함께한 것은 축복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의 연기에 대해 “배우가 배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말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매슈의 경우 이보다 더 진실한 말은 없다”며 “그가 챈들러 빙 역을 연기하는 것을 처음 들은 순간부터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슈가 일뿐 아니라 삶에서도 매 순간 가져다준 기쁨과 빛, 눈부신 지성을 항상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며 “그는 항상 그 방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무엇보다도 늘 베푸는, 이타적인 마음을 가진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페리는 지난 28일 오후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54세의 나이에 돌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지역 당국은 그의 사인을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